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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나무와 달"에 대한 검색결과1227건
  • [비공개] 복덕방에서 생긴 일

    오래전 사람들은 왜 복덕방이라는 단어를사용했던 것일까.하필이면 부동산 경기가 최악일 때집을 내놓았던 것이다. 거의 일년 가까이가 다 되어가는데도 거래가 이루어질 기미가 안 보였다.얼마전 다급해진 중개인이 가격 흥정을 하자고 한다. 시세보다 가격을 다운시켰더니 드디어 나타났다. 나보다 위이거나 또래일 수도 있는 그 여인은 아들 명의로 집을 사두는 것이라 했다."집을 싸게 사셔서 좋으시겠어요." 내가 속이 살짝 뒤틀린 말을 건네자 그 여인도 이내 답을 했다. "제 복이지요." 그 소리는 내 복이 데구르르 굴러서 그 여인의 발밑에 가서 멈추는 소리였다.난 비싼 복을 싼값에 건네주고.......
    나무와 달|2019-08-29 02:18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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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똥지 일기장

    일기쓰기만 없으면 살 것 같았던 때가 있었다. 초등 시절, 방학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었다. 방학때만 되면 집에는 커다란빈 공책이 놓여졌다. 아버지는 일명 똥지라고 불리우는 갱지로 일기장을 직접 만들어 갖다 놓으셨다. 친구들의 일기장보다 두 배나 큰 그 일기장을 받으면 부담감과 동시에 창피함이 두 배로 커졌다.친구들의 일기장은 겉표지부터 번지르르 했고 속지는 그들의 속살처럼 뽀얬다.누런 종이 위를 크레파스로 먼저 채우고 나머지는 글을 채워보았지만여백이 많이 남았다. 여백을 채우지 못해밤새 낑낑거리던 때가 아련하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얼굴을 붉히며 선생님께 제출했는데매번 그 일기장으.......
    나무와 달|2019-08-27 09:57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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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지금, 커피가 좋다

    커피숍에 가면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담소를 나누는 모습들이 보기 좋다. 그 곳에 앉아 있으면 나도 같은 부류라는 생각이 든다. 《자동 부자습관》에서는작은 돈을 절약하고, 그렇게 저축한 돈을 복리로 굴려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매일 커피값 오천원씩 20년간 6프로로 저축했을 때 7천만원이 되고, 물가상승률까지 계산한다면 5천3백만원이 된다. 그 돈으로 무얼 할 수 있을까.차라리 지금 쓰고 말겠다.좋은 사람을 만나고, 책도 읽고, 글을 한 줄 적을 것이다.
    나무와 달|2019-08-26 10:30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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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밥심이 자란다

    밥심이 자란다 / 문 정건물 안쪽 구석에 누가 먹다 남은 식당 쟁반이 널부러져 있고거의 손도 대지 않은 밥 공기가 보인다.알들끼리 서로 보듬고 하얗게 뭉친 쌀밥.쌀의 힘을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이십대 시절 다이어트를 한다고 얼마나 많은 쌀알을 버리고빵을 찾았던가글루코사민, 루테인, 오메가 쓰리 등 이름도 어려운 영양제를 복용해 보지만 힘에 부친다. 삼시 세끼 쌀알을 영양제처럼 꼬박 챙겨 먹어 보니 알겠다. 알끼리 뭉쳐지면북풍에도 쓰나미에도끄떡없다는 것을나의 힘은 한 알의 쌀에서 나오고 있었다.스시 나라 아베햄버거 나라 트럼프가 밥의 힘을 알기나 할까.남녁 들판이 곧 황금색으로 물들 것이다. 밥심이 자.......
    나무와 달|2019-08-25 11:02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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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첫집

    세입자가 나간 빈집의 문을 열자 휑한 공기가 먼저 달려와 반긴다. 욕실, 주방, 작은 방을 지나 안방으로 들어갔다.단단하던 벽이 뻘쭘한 자세로 나를 바라본다. 그러고 보니 내가 주인인지 객인지 구분을 못할 수도 있겠다 싶다.이 집이 빈집이었을 때가 이십 여년 전이었으니까. 내 생애 첫집이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그 때는벽만 봐도 심장이 벌렁거렸었다.하얀색 페인트를 뚝뚝 흘려가며 마치 첫날밤 연인의 몸을 구석구석 들여다 보 듯 붓질을 했었다. 그 이후로 진짜 내 집이 됐었다. 중개인에게 집을 내놓고 나오다가뒤를 돌아보니 꼼짝 못하는 자세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뒤돌아 보지 말아야지절대로 뒤돌아 보면 안 돼주문.......
    나무와 달|2019-08-24 09:32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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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이중 유리

    "유리는 한번 금이 가기 시작하면 계속 뻗어나가지요. 여태 갈지도 않고 오래도 참으셨네요." 가게 전면 유리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일년이 넘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된 금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투명테이프를 붙여가며 그럭저럭 지내고 있었다. 다행히 사람들은 쉽게 알아보지 못했다. 금은 마치 생물인 듯 매일 자라났다. 아기 엄지 손가락만 하던 것이 내 검지손가락만큼 자라더니 급기야 쭉쭉 나뭇가지처럼 뻗어나갔다. 어느덧 유리 전체에 금이 간 것이다. 업자가 금이 간 유리를 툭툭 쳐보더니 "얇은 유리 두 장이었네요. 너무 얇아서 깨진 거였네요." 그 사람과 금이 간 채로시댁에서도 부부동.......
    나무와 달|2019-08-23 04:22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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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유부초밥 맛있게 만드는 법 - 옥수수 유부초밥 도시락 만들기

    유부초밥 만드는 방법은 넘넘 쉽고또 아이들도 잘 먹어서 자주 만든답니다.유부초밥은 재료를 섞어주기만 하니까난이도면에서 최하위일 듯..그래서 유치원에서 실습용으로유부초밥 만들기를 하더라구요.옥수수를 넣은 유부초밥을 만들어 보았습니다.냉장고에 먹다남은 재료를 이용하기에 유부초밥만한 게 없어요.입맛 까다로운 아이들도그 안에 무엇이 들어갔는지 모르고맛있게 먹어서 저만의 눈속임용 메뉴랍니다. ㅎ 유부초밥 재료유부와 단촛물, 뿌릴 수 있는 천연조미료, 잔멸치볶음, 김가루, 통깨유부 준비는 시중 마트에 가보면다양한 유부초밥 재료가 준비되어 있는데단촛물이 들어가 있는 걸 구매하시면 되요.유부는 달.......
    나무와 달|2019-08-22 09:50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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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가을 정찰병

    만평은 되어 보이는 너른 들판에 꽃잎 하나가 고개를 빼꼼히 내민다.무언가를 살피는 모습이다.무슨 일이 없는지위험한 놈은 없는지지금 나가도 되나땅밑에 숨었다가 나오는 정찰병 같다.표정이 밝다.돌아가서 '이상 무!'대답을 하면 엄청난 군단이 나타날 것이다.내 무릎 아래 닿을락말락푸른 들판이 제복을 갖추어 입는 소리가 바람에 넘실댄다.곧 코스모스 군단이 쳐들어올 듯 하다.그 뒤로 뒤따라오는 나의 가을 군화발 소리가 성큼성큼 들린다.
    나무와 달|2019-08-21 08:42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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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매미 소리

    밤낮을 가리지 않는 매미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겠다. 애벌레가 막 껍데기를 벗고 나무에 올랐으니 그 기운이 절정일 것이다. 문틈으로 창틈으로 모든 틈에서 매미소리가 연기처럼 뿜어져 들어온다. 봉쇄를 한다고 해보았지만 막을 수 없는 고음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왔다. 빗자루로 쓸어낼 수도 없고 무 자르듯 잘라낼 수도 없어 이어폰으로 고막을 틀어막았다. 아들이 오토바이 접촉 사고를 냈다. 리어카를 피하다 주차된 차를 받은 경우라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첫 사고라 얼굴이 질려있다.자식 데리고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자책에 빠지다가도사람 채용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요즘,배달을 하지 말.......
    나무와 달|2019-08-20 09:05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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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한밤 중에 읽는 그림책

    퇴근하는 길에 아기 고양이들이 뒤엉켜 노는 모습을 발견했다.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햄스터 보다 아주 조금 더 클 뿐이었다. 박스 속을 들락거리기도 하고지붕 위로 올라갔다가 굴러 떨어지기도 한다. 자기 꼬리를 물려고 뱅그르르 도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들은 당장 집으로 데려가고 싶어했다.강아지가 죽은 이후로 다시는 집에서 동물을 키우지 않기로 약속을 한 상태다. 천진스러운 것들은 어른의 마음을 쉽게 낚아채 간다."너도 요맘때 무척 귀여웠어." 공원이라도 가면 사람들은 세 살된 아들을 한 번씩 만져보기를 원했었다.그 모습이 정지화면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다.어른이 되.......
    나무와 달|2019-08-19 02:21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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