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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나무와 달"에 대한 검색결과1227건
  • [비공개] 박물관에 닻을 내리고

    박물관에 닻을 내리고 / 문 정나는 어디서 생겨나서 어디로 가고 있을까.방향을 찾아 헤매는 돛단배 같은 질문은 늘 망망대해로 나를 떠돌게 한다. 연필과 종이를 둘러메고 역사의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빗살무늬토기가 나왔다던 그 시대쯤으로 가보면나의 뿌리를 볼 수 있으려나. 얼마나 올라 갔을까강줄기는 굵고 깊었다. 초목 우거진 산줄기가 힘차고 멀리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다쟁기질하는 소 울음소리가 노을에 번지는 어느 마을에 당도하니 절구통을 찧는 손놀림이 바쁘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굴뚝 연기에서 어서 들어와서 밥 먹어라 외치는 소리가 정겨운그 곳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인류의 발원지를 본 것이다. 그러고 보.......
    나무와 달|2019-10-10 11:31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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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독수리와 아이

    독수리와 아이 / 문 정거친 들판에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이가 엎드려있고그 뒤에 독수리가 아이를 노려보는 이 한 장의 사진은 전세계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사람들은 경악하며독수리에게서 소녀를 구하지 않은 사진 작가를 맹렬히 비판했지만실상은 전혀 달랐다. 아이의 어머니가 아이를 잠깐 내려놓은 순간, 독수리가 내려앉은 것이고 사진작가가 그 찰나를 놓치지 않은 것 뿐이었다. 그의 이름은 케빈 카터,월세를 내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지만 사진 작가로서의 사명감은 투철했고결국 퓰리처상을 받았지만 심적 고통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선택하고 말았다.이 한 장의 사진으로 아프리카 기아의 심각성이 널리 알려졌고 지금도.......
    나무와 달|2019-10-08 08:40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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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나비효과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에 토네이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가 과장되어 보이지만 난 주변에서 종종 본다. 딸만 일곱을 둔 동네 어르신이 있다. 큰 사위는 현재 외국으로 무역을 하는 수십억대 사업가이고둘째 사위는 지방에서 외교관이고 셋째 사위는 세무공무원라며할머니는 사위의 직업들을 줄줄이 털어놓는데 하나같이 잘 살고 있다는 얘기다. 어릴 적 아버지는 늘 책상 앞에 앉아 계셨다.서재에는 책들이 쌓여있었고 책상 위에는 원고지, 신문, 벼루와 먹이 늘상 놓여 있었다. 내 꿈을 세계 일주라고 설정해 놓고도 아직도 책상 주변만 맴돌고 있다. 아버지가 외교관이었다면 나는 지금 세계 어느 오지를 탐험 중일.......
    나무와 달|2019-10-07 10:32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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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거미에 대하여

    거미에 대하여 / 문 정길을 가는데 무언가에 걸려 멈춰 섰다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 줄 하나가내 얼굴을 덮친 것이다음습한 곳도 아닌 햇볕 뜨거운 대로까지 나와서 줄을 쳐놓은 걸 보면 거미 세상도 살림살이가 팍팍하다는 것이겠다얼굴에 묻은 보이지 않는 거미줄을 이리저리 걷어내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그러고 보니 나도 매일 먹잇감을 찾아헤매는 신세는 거미와 같다매일 좀더 싼 찬거리를 찾고 벼룩시장도 간혹 들여다본다자유는 멀고 먼 딴 세상그러다가 방법을 바꾸었다마음 속에 줄을 쳐놓기로 한 것어떤 날은 나비의 부서진 날개, 모기 다리 같은 것도 걸리지만 가끔은 꽃잎 같은 소재가 걸려들기도 한다그런 날은.......
    나무와 달|2019-10-05 09:50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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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바빠서'를 지우다

    수필가 찰스 램은 회계사였다. 바쁜 업무 속에서 글을 쓰던 그는 힘들어하며 오로지 퇴직만을 꿈꾸며 살았다33년 동안 근무했던 직장을 떠나던 날,그는 자유를 외치며 환호를 했다. "드디어 글을 마음껏 쓸 수 있게 됐어" 그런데, 그는 생각했던 것만큼 글이 써지지 않자후배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오히려 바쁠 때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이었어."바빠서 못가! 바빠서 못해!바빠서 죽겠어!이 핑계 저 핑계에 늘상 따라 붙는 단어 '바빠서'.수없이 썼던 단어 하나를 내 사전에서 지운다.찰스 램(Charles Lamb ; 1775년 2월 10일 ~ 1834년 12월 27일)은 영국의 수필가 및 시인이다. 런.......
    나무와 달|2019-10-04 09:09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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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배냇짓

    배냇짓 / 문 정건강검진 결과지에 적힌 키가 줄어 있다등이 구부러지고 있다는 뜻이다길을 걷다보면 움츠러든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거북이등과 자라목들이 앞다투며 걷는 광경을 본다굽혀야 살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저절로 둥글어지는 모습을 본다저러다가 공이 되면 어쩌나 싶은 옆집 할머니가 있다최대한 허리를 세웠을 때가 기역자 모양이다보니 지나가다가 부축하는 일이 잦다할머니는 나를 볼 때마다 꼿꼿했던 기억들을 털어놓으신다가장 오래 전 기억을 이야기할 때 가장 신이 나 있다아이처럼 맑은 모습으로 마치 자궁 속을 기억하는 것처럼 둥글게 말고 햇살 아래에 앉아있다.
    나무와 달|2019-10-03 09:56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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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바람을 판매합니다

    바람을 판매합니다 / 문 정어떤 바람을 찾으시나요? 작은 바람이 필요하시다면 부채바람을 권해드리고요 첫사랑이 생각나신다면 부드러운 산들바람을 추천드립니다하늬바람, 샛바람, 갈바람, 마파람인종의 수만큼 종류가 많으니 골라잡으시면 되지만치맛바람 같은짝퉁 바람은 취급하지 않아요간혹위험한 바람이 있다고 하니특히 조심하셔야 해요유리창을 깨부수고 기둥 뿌리를 뽑아버린다는 소문이 있더라구요북쪽에서 갓 들여온 시베리아산 바람도 있어요.아직은 심장을 얼어붙게 할 만큼 차갑지만 잘 사용하신다면 그 어떤 바람보다 쓰임이 많을 거예요. 요즘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에요.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이 원인.......
    나무와 달|2019-10-02 10:00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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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현대판 노인과 바다

    현대판 노인과 바다 / 문 정구운 옥돔 한 마리를 가지고 씨름 중이다제주의 특산품 옥돔은 가시가 억세어 자칫 잘못하여 삼키는 날엔 큰일을 치르게 된다유년시절 목구멍으로 파고 든가시를 빼내기 위해서 숫가락에 가득 뜬 밥을 꿀꺽해야 했다한 숫가락으로 안되어 두번 세번 삼켜야했던 일이 생생하다살을 조금씩 덜어내는 일은 만만치 않다연하고 부드러운 속살은 건드리는 즉시 부서지기 십상이다젓가락으로 집다가 숫가락까지 동원해보지만 쉽지 않다어찌할까 고민하다 가시먼저 빼보기로 했다툭 튀어나온 옆구리 가시부터 빼내기 시작하여꼬리 부분까지 제거했더니살이 쉽게 들어올려진다그랬더니 중심부에 통뼈만 덩그러니 남.......
    나무와 달|2019-09-30 09:42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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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레이 달리오의 《원칙》

    레이 달리오의 《원칙》을 읽었다. 레이 달리오는 세계 100대 부자에 오래전에 등극한 사람이며 헷지펀드로 큰 수익률을 거둔 인물이다.가치투자자 워렌버핏과는 또다른 투자유형인 사계절 포트폴리오 또는 전천후 포트폴리오로 유명하다.그는 은퇴가 다가오자 그가 살아온 철학과 기업의 시스템을 PDF파일로 만들어 무료로 뿌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그가 공개했던 내용들을 담아낸 책이 《원칙》이고 2017년 9월에 나왔으니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책이다. 책 페이지가 무려 700페이지가 넘는 꽤나 두툼한 책이다.주식투자에 대한 내용보다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원칙을 도출해내고 지키는 과정이 들어있는 경영학 원론 또는 인재.......
    나무와 달|2019-09-29 02:31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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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밀생(密生)에 대하여

    밀생(密生)에 대하여 / 문 정키는 이십여 미터 정도 되어 보이고 둘레는 성인의 두 팔에 안길 만한 아름드리 나무가 쓰러져있는 것을 보았다. 지난 가을태풍에 뿌리째 뽑힌 것이다. 그 큰 나무가 쓰러지리라고는아무도 예상치 못하였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뿌리가 문제였다. 깊고 넓게 뿌리 내리지 못한 결과였다. 다가오는 풀들에게 잔뿌리 조금 내어주었더라면 그 풀들에게 에워쌓였을텐데그 풀들이 꽉 잡아주었을텐데 아쉽게도 뿌리 주변엔 금세 말라버릴 이끼들만 끼어 있었다.근처 우뚝 선 나무들을 보았다.나무 주변에는 잡풀이 우거져 있었다. 눈에 띄지 않아 별볼일 없는 풀에서엄청난 힘을 보고 왔다. 회원이 하나 둘 빠.......
    나무와 달|2019-09-28 09:04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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