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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나무와 달"에 대한 검색결과1229건
  • [비공개] 원시로 가는 길

    원시로 가는 길 / 문 정어린시절비료 푸대로 썰매를 만들어 탔었다. 눈밭에 뒹굴어도 좋았다. 언덕은 생각보다 높아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올라가야 했다. 3초 만에 아래로 도로 떨어지는 비효율의 극치인 놀이였지만 신명이 났었다.댓가, 가성비, 효율성 같은 똑똑한 단어들은 구석으로 치워버렸다. 평생을 써도 윤동주의 '서시' 같은 시 한 편 남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하실에서 거미줄 뒤집어쓰는 존재로 남을 책이 될지도 모른다. 똑똑한 사람들이 비웃을 일이지만나는 지금 원시로 돌아가고 있다.어릴 적 향수로 매일 머리를 감는다.
    나무와 달|2019-07-29 09:28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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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노란 신호등

    노란 신호등 / 문 정말을 타고 달리던 인디언들이 어느 순간, 말에서 내린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누구를 기다리고 있었을까?나도 길을 가다가뒤를 돌아본 적이 있다.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해서이다.어린 시절 중이염을 심하게 앓고 난 이후 생긴 습관이다.그 사람 생각이 날 때후회할 일이 불현듯 있을 때 가끔 과거를 돌아보기도 한다.인디언은 나처럼 과거를 돌아보는 게 아니었다.너무 빨리 달려 미처 따라오지 못한자신의 영혼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남보다 빨리 가려고 좀 더 앞서 가려했던 내 앞에 인디언이 노란 신호등을 켜주며 한 마디 한다.'몸만 가면 어찌합니까?'잠시 멈추어선다.
    나무와 달|2019-07-28 10:28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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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햇살 품은 정류장

    햇살 품은 정류장 / 문 정능수화가 가득 핀 어느 단독주택에 멈춰섰다. 마당에 널린 빨래가 늦은 햇살에 졸고 있고대문은 굳게 닫혀있다. 신혼시절,반 지하에서 살림을 시작한 후조금씩 아파트의 평수를 넓혀갔다. 나라에 큰 경제 위기가 몰아치던 해, 경매로 집이 넘어가고, 월세로 들어갔던 집은 내가 꿈에 그리던 단독주택이었다. 옥상에 항아리를 놓고 된장, 간장을 떠내고, 각종 나물을 말렸다. 운 좋은 날엔 도시의 별도 구경할 수 있었다. 축축했던 가재도구들을 옥상에 널어 말리면 밤까지 뽀송뽀송해졌다. 다시 평수 넓힌 아파트로 이사를 왔지만햇살이 옹색하기 그지없다. 내 젊은 시절 잠시 쉬어가던 정류장 앞에 서 있.......
    나무와 달|2019-07-27 09:53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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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재봉틀

    재봉틀 / 문 정할머니는 요술처럼 뚝딱 만들어내셨다. 돌돌돌 박으면 하루가 완성되었고, 드륵드륵 박으면 일년이 완성되었다. 할머니의 솜씨가 내걸린 방에서 숙제를 하며 하루종일 뒹굴었다. 꿰매야 할 것들이 넘쳐나던 시절, 할머니의 풍년가는 느렸지만 구성졌다. 사탕을 별똥별처럼 받아 먹던누룽지 같은 밤내가 있어서 행복하다고 하셨던 할머니.최신으로 박음질 잘 되었다고 간판에 내걸린 시집 한 권을 샀다. 내 몸에 맞지 않는 시들이 저들끼리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구석진 곳에 처박힌 할머니의 재봉틀을 꺼내 먼지를 탈탈 털고 움직여 보았다.아직 돌아간다. 글 한 줄 할머니처럼 돌돌돌 박아봐야겠다........
    나무와 달|2019-07-26 08:26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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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가지요리 어디까지 해보셨나요? - 가지치즈구이 만들기

    요즘 야채 시장에 저렴한 게 아주 많이 널려있습니다.특히 가지가 넘나 저렴하더라구요.7개 천원! 이천원어치 샀더니장바구니가 금세 무거워지더군요. 진한 보라색 가지에는 항산화제안토시아닌이 듬뿍 들었다고 하니이 참에 많이 먹고 젊어져 봅시다.ㅎ 가지요리 어떻게 하시나요? 보통 찜통에 쪄서 무치거나볶아 먹는 용도로 이용하고들 있을 거예요.제가 개발해 낸오늘은 특별한 요리방법으로 가지치즈구이를 해보았습니다.결과는 대만족이었죠~^^가지치즈구이 만드는 법1. 가지를 씻은 후 절반으로 자릅니다.2. 190도 오븐에 넣고 10분간 구워줍니다.3.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줍니다.( 가지 사이사이로 치즈가 빠지기 때문에.......
    나무와 달|2019-07-25 12:29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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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나의 벽시계

    나의 벽시계벽시계가 멈춘 줄도 모르고 시간을 착각하여 약속시간에 늦어버렸다.시계에 배터리를 갈아끼우자째깍째깍 바로 돌아간다. 위벽에 걸려있는 시계, 건강을 놓치지 말라고 누가 심어놓고 간 용종은완전 자동 시스템이다이 시계는 솔직히 말하면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 보다 알람 기능이 더 크다. 바쁘게 살다보니 내 속까지 챙길 틈이 없다.알아서 울려주니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모른다. 배꼽에 붙어 있는 시계는 거의 완벽하다. 오십여 년 이어오면서 때를 거르는 법이 없었다. 배터리를 갈아끼운 적도 없는데 멈춰 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 시계를 믿고 친구들과 점심을 실컷 먹고 후식을 또 먹었다.
    나무와 달|2019-07-24 10:19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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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수박껍질요리 - 수박껍질을 활용한 샌드위치 속 만들기와 수박껍질 나물볶음

    어제 중복이었습니다.삼계탕과 수박으로 더위를 날리셨나요?수박은 요즘 흔하디 흔한 과일이지만 조선시대 때만 해도 너무 귀했다고 하네요.수박 한 통가격이 쌀 반가마였다고 하니 일반 서민들은 구경도 못했을 듯 합니다.수박에도 황금기가 있듯이 우리 인생에도 황금기가 있지요.저의 황금기는 지금이라 생각되는데여러분의 황금기는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수박껍질요리 들어갈게요~^^ 수박껍질요리 1 - 샌드위치 만들기 샌드위치 속 만들기 재료 - 달걀 2개, 감자2개, 당근 조금, 양파 반개, 수박껍질 조금, 게맛살1. 수박화채를 한 후의 수박껍질이 활용하기 좋답니다. 감자필러로 수박껍질을 벗겨내고,2. 잘게 다져놓습니다. 양.......
    나무와 달|2019-07-23 10:57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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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성적표

    9988!99세까지 88하게 살자라는 우스개 소리다. 나와는 상관없는 꿈의 숫자들일지도 모른다.오십줄에 막 들어섰을 때 위에 용종이 생긴 걸 발견했다.인생 모퉁이를 막 돌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느낌이랄까. 잠시 멈추는 시점이 되어주었던 나의 용종 나의 달팽이그 날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하고 있다. 식이요법은 그다지 신경쓰는 게 없다.아무거나 잘 먹는다.건강검진 결과서가 나왔다.신경이 늘 쓰이는 용종은 사라지진 않았지만 더 자라지도 않고 있다고 적혀 있다. 한 줌의 희망이면 족하다.여러 페이지로 작성된 글자들 속에서49라는 숫자에 눈이 꽂힌다. 심혈관 나이가 49세라는 것. 나쁘지 않은 점수다.다시.......
    나무와 달|2019-07-22 08:27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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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병실에 두고 온 꽃

    병원을 빠져나와 오솔길을 걷고 있다. 이름모를 꽃들이 길가에 다투어 피어있다.약해 보이는 들꽃 한 송이에 시선이 멈춘다.아들의 장은 한 번 꼬이면 일주일 이상을 꼼짝달싹 할 수가 없다. 어느 덧 우리집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아들의 입원 수속을 하고 나오는 길이다.수능시험 날도 그랬었다.극도의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해 도중에 나와 병원으로 직행했었고, 작년에도 편입시험을 앞두고 입원했었다. 얼마 전 입사 면접을 무사히 넘기길래 마음 근육이 좀 실해졌나 싶었는데 남 모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나보다. 들꽃 한 송이를 사진에 담는다.비 바람 한 번 맞지 않고 크는 꽃이 어디 있으랴.
    나무와 달|2019-07-21 08:01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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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박수근 아내의 일기》 - 박수근의 아내 김복순이 쓴 남편 이야기

    그동안 내가 얼마나 애를 태웠는지당신은 모를 것입니다. 어머니 편에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애타게 기다렸지만답장이 오지 않아 이제나저제나 하고 기다렸습니다.그러던 중 일전에 큰소리가 나서 귀를 기울여보니내가 보낸 편지 때문에당신이 아버지에게 매를 맞는 소리였습니다.우리 가족은 눈 속에 발을 파묻고 잠잠해지도록 울타리 밑에서추운 줄도 모르고 서 있었습니다.참으로 미안합니다.나로 인해 아버지의 매를 맞는 당신에게 내가 무슨 말로 사과를 드려야 할까요?그러나 당신 못지 않게 나의 마음도 몹시 아팠습니다.소설에서나 영화에서 실연을 당하고자살을 한다든가 병이 난다든가 하는 것을 보았을 때 나는 못난 사람이라고 흉.......
    나무와 달|2019-07-20 02:00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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