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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나무와 달"에 대한 검색결과1227건
  • [비공개] 꽃등심

    꽃등심 / 마경덕둥근 접시에선홍빛 꽃잎이 활짝 피었다되새김질로등에 꽃을 심고 쓰러진 소여피처럼 붉은 저 꽃은죽어야 피는 꽃이었구나고흐가 생레미 병원에 입원할 때 그린 '별이 빛나는 밤에'는상상만으로 그린 그림이다. 진한 남색 하늘에 물결을 치듯 흐르는 달그리고어두운 밤하늘에 박힌쉽게 눈에 띄지 않았던 별이었던 고흐동생 테오에게서 생활비를 받아써야 하는 괴로움으로 그렸을화가로 인정받지 못한 검은 속이 넘실넘실 흐른다그는 죽어서야 빛이 났다.
    나무와 달|2019-08-06 04:40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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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고추 말리기

    넓은 농구장에 고추가 가득합니다.이 고추들의 주인은 주로 등 굽은 할머니들이지요.평생 엎드리던 습관으로생을 잇는 분들.무엇이든 잘 말리는 방법은이 고추에서 비롯된 거였어요.하늘 밑이라면 어디든 상관없이서로 부딪치지 않게적당한 거리 유지가 중요하죠.햇살에 널어 말리면물컹했던 순간들이하마터면 썩어 문들어졌을 속이꾸덕꾸덕 말라가겠지요결 고운 고추가 푸들푸들한 남편같은 배추와 버무려지면식탁에 다시 활짝 피어나는 할미꽃맛깔나는 김치가 되겠지요.
    나무와 달|2019-08-05 10:33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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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체질 개선 중

    오징어전을 만든다고 다지는데 쉽지 않다.손가락 사이로 황금 같은 시간들이 빠져나간다.물컹이는 것들도 단단하게 살 수 있을까. 물렁거리는 살을 단련시키려고 운동장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 운동장엔 수분 빠진 사람들이 체조를 하고 뜀뛰기를 하고 있다. 의사선생님은 나더러 저혈압이니 조심하라고 하지만 혈압이 상승하는 날이 많다.고객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 "치킨이 식어서 못 먹었어요. 이렇게 늦게 배달하면 어떻게 해요?"기운 센 전화를 받다가다른 치킨이 또 늦을 판이다. 속 좁은 그릇에서 버무려진 살들이 불이 꺼질 때까지 물컹거렸다.한 번 눌려진 살은 오랜 시간 기가 죽어 지낸다. 원상복구가 되.......
    나무와 달|2019-08-04 11:09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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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오늘은 흰색

    마음이 시끄러울 땐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본다. 75세 할머니의 그림들 속에서 흰색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않다. 이란 작품에 머무른다.작은 마을의 집들은 마치링컨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는 듯온통 하얀 벽돌이다. 화면 곳곳에 조기를 달아놓은 것 같다.나에게 흰색은 눈처럼 부드럽고 안개꽃처럼 풍요롭고구름처럼 포근한 순수의 색이다. 하얀 셔츠를 즐겨입는다. 내 속 어딘가에 벗겨지지 않는 때가 있는지도 모른다. 페인트칠을 하듯 하얀 옷으로 무장하고 바깥으로 나왔다.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낯설다. 온 나라 안팎이 먼지투성이고 시끄러운데 어느 집 담장 아래 이불호청이 낭만과 함께 널렸다.
    나무와 달|2019-08-03 12:54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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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피서

    장마가 끝나고 나니 더위가 절정이다태양은 화약고를 껴안고 있는 듯활활 타오르고노골거리는 아스팔트 위를달리는 자동차들도시를 떠나느라 너도 나도 열심이다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이 한 마디가 던진 여파는해가 가도 식질 않네열광하며 비행기표를 예약하고물 건너 산 넘어 앞다투며 떠나고 열심히 일한 적 없는 나는수박 한 통을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 두고책 한 권을 끼고 있다.
    나무와 달|2019-08-02 02:24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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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툭하면 편의점

    비어있는 가게임대라고 써붙인 가게들의속타는 심정이 빗물이 되어 흐르는데빈 자리에 들어서는 건영락없이 편의점이다.간편함을 추구한다면서자유를 구속하고가족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AI에게 이미 점령당하고로봇에게 팔 다리 내어주고4차 지방에서 불어오는 혁명에사람들이 내몰리고 있다비는 주룩주룩 내리는데다들 어디로 가시는가.
    나무와 달|2019-08-01 10:46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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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내 안의 미라

    머리를 감을 때마다 한 웅큼씩 머리카락이 서럽게 쌓인다.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치는 것들이 쌓인다.경기도 양주에서 다섯 살짜리 남자 아이의 미라가 발견된 적이 있다. 촉촉한 피부에 머리카락도 손발톱도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다. 그 긴긴 시간동안 보존되려면 무슨 방부제를 썼을까.이집트 미라에는 몰약을 썼다고 한다. 부패가 심한 뇌와 장기는 꺼내어 따로 보관하고 몸체만 사십일간 말린 후 톱밥을 채우고 삼베로 꽁꽁 묶어 보관했다고한다. 의사로부터 뼈 속이 조금씩 비어가고 있다고 들었다. 한 번 빠져나가면 다시 채워지지 않는다고 한다. 골수의 범위가 나의 범위가 줄어들고 있다.그래도 유일하게 남는 건 어린 시절 추.......
    나무와 달|2019-07-31 03:20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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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우리나라가 곧 망할 듯이주식 시장 폭락하는 중입니다.환율은 오르고코스닥은 무려 마이너스 4%주식하시는 분들이 시기 잘 견뎌내시길 바랍니다.이런 일이 어디 한두 번인가요.언제 그랬냐싶게 또 회복할 겁니다.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 문 정올라간 적도 없는 산하산하는 중이네북풍 몇 번 맞아도허리케인에도 이겨낸 우리인데독도 너머에서 밀려든 해일에는 맥을 못추네새싹들이여 일어나라가을이여 어서오라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나무와 달|2019-07-30 08:15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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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원시로 가는 길

    원시로 가는 길 / 문 정어린시절비료 푸대로 썰매를 만들어 탔었다. 눈밭에 뒹굴어도 좋았다. 언덕은 생각보다 높아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올라가야 했다. 3초 만에 아래로 도로 떨어지는 비효율의 극치인 놀이였지만 신명이 났었다.댓가, 가성비, 효율성 같은 똑똑한 단어들은 구석으로 치워버렸다. 평생을 써도 윤동주의 '서시' 같은 시 한 편 남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하실에서 거미줄 뒤집어쓰는 존재로 남을 책이 될지도 모른다. 똑똑한 사람들이 비웃을 일이지만나는 지금 원시로 돌아가고 있다.어릴 적 향수로 매일 머리를 감는다.
    나무와 달|2019-07-29 09:28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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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노란 신호등

    노란 신호등 / 문 정말을 타고 달리던 인디언들이 어느 순간, 말에서 내린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누구를 기다리고 있었을까?나도 길을 가다가뒤를 돌아본 적이 있다.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해서이다.어린 시절 중이염을 심하게 앓고 난 이후 생긴 습관이다.그 사람 생각이 날 때후회할 일이 불현듯 있을 때 가끔 과거를 돌아보기도 한다.인디언은 나처럼 과거를 돌아보는 게 아니었다.너무 빨리 달려 미처 따라오지 못한자신의 영혼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남보다 빨리 가려고 좀 더 앞서 가려했던 내 앞에 인디언이 노란 신호등을 켜주며 한 마디 한다.'몸만 가면 어찌합니까?'잠시 멈추어선다.
    나무와 달|2019-07-28 10:28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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