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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나무와 달"에 대한 검색결과1227건
  • [비공개] 어떤 만능 열쇠

    어떤 만능 열쇠 / 문 정도난 당한 오토바이를 찾았다. 중학교 이학년의 짓이었다. 북한놈들도 무서워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그냥 들리지 않는다. 잠겨있는 오토바이를 어떻게 훔쳐갈 수가 있을까. 해답은 만능키였다.황당하게도 그 만능키라는 것도 또 다른 훔친 열쇠였다. 그 열쇠를 가지고 이곳저곳 오토바이에 끼워 시동이 걸리면 훔치는 수법이었다. 아이의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힘이 빠져 간신히 목소리를 내는 듯 했다.죽어가는 그 목소리에서 자식을 키우는 고통과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 아들을 낳았을 때 이 세상 다 가진 듯 했을 것이다. 못할 일이 없을 듯 했을 것이다. 그 엄마의 만능열쇠였을 그.......
    나무와 달|2019-10-28 09:01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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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어떤 돌잔치

    #출근길"기타는 왜?""오늘 저녁에 돌잔치에 가야해요.""누구?""실장님네요.""어디서 하니?""강남 모 레스토랑이예요.""글쿠나. 실수하지 말고 연주 잘 하고 와."#돌잔치"아들! 연주는 잘 했니?""네, 다들 즐거워했어요.""돌잔치 주인공 사진 좀 보내봐.""잠깐만요."사진 속,돌잔치 주인공은 강아지였다.#이튿날아들은 새벽녁에 술떡이 되어서 들어왔고,"만두국 끓였는데 먹을래?""청양고추를 넣은 얼큰한 라면이 땡겨요."속이 말이 아닐 것이다.강아지 앞에서 기타 연주를 해야 했으니..........
    나무와 달|2019-10-27 08:42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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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매달린 사람

    체코에 가면 설치미술가 체르니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트램을 타고 프라하의 구 시가지로 들어서면 빌딩 숲이 양 옆으로 나타나고, 그 사이 길을 따라 한참 가다보면 높은 빌딩에 위험하게 매달려 있는 한 남자를 볼 수 있다. 오른손으로는 봉을 잡고, 왼손은 주머니에 넣어둔 채 아래를 내려다 보며 매달려 있는 남자는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다. 대가였던 그도매달리며 살 수 밖에 없었다고 우리들을 향해 하소연을 하는 것 같다. 위를 뚫어져라 올려다보고 있는데 그가 나보고 말을 건다. "잘 살고 있니?" 딱히 대답을 못 하겠다. 가게를 계속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나, 매달린 건 매한가지가 아닌가. .......
    나무와 달|2019-10-23 08:49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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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세무 징수원

    자영업을 하다보니 세금에 치인다.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원천징수세 같은굵직한 세금 말고도주민세, 등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일년 내내 내야하는 세금의 종류도 많다.국가라는 공룡 세무 징수원에게 갖다 바치는 세금에 가계가 휘청거린다. 선진국은 이보다 더하다는 말에 위안을 얻을 뿐,금액이 만만치 않아서 모아놓지 않으면 생계가 힘들 때도 있다.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다 만난 앉은뱅이. 옷차림은 남루하였고 머리카락은 빗질을 해 본 적 없는 상태로 땟국물이 죽죽 흐르는 손을 내민다.소위 하느님의 심부름꾼이라 불리는 그에게 지폐 한 장을 건네주었다. 또 다른 세무 징수원인 그를 보며 두 다리 멀쩡한 몸으로 세금을.......
    나무와 달|2019-10-21 07:49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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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삼라만상(三라滿床)

    덜그럭덜그럭 주방에서 소란스러운 듯부산스러운 소리가 난다.두 아들이 주말이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라면을 끓이고 있는 것이다.두 아들에게 라면은 그 어떤 산해진미와도 바꿀 수 없는 특별식이다.라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일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한 음식이지만 가끔은 아들이 끌여주는 그 맛이 먹고 싶어진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모든 식단을 내가 좌지우지 했지만 지금은 뒤로 조금 물러나있는 상태다. 뒷방으로 한 걸음씩 물러나야할 때가 아닌가.. 드디어 나를 호출하는 소리에 나가보았더니 가운데 김치 하나가 놓여있고 라면 세 그릇이 식탁을 가득 채우고 있다.고명으로 얹은 대파가 멋스러운 라면 한 입을 입 속.......
    나무와 달|2019-10-19 11:53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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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필사하는 밤

    필사하는 밤 / 문 정폐지 줍는 사람처럼 하루종일 당신의 파편들을 수집합니다그러다가 밤이 되면 서재는 온통 잡동사니 만물상이 되지요상수리 나무 위의 구름 한 덩이새둥지에서 주워 온 아기 새털새벽녁 들풀의 이슬 방울코스모스의 흔들림 조금구름 속 빗방울 한 모금사막의 모래 한 줌연못의 소금쟁이 한 쌍이 노트 위에 난전처럼 펼쳐지면벼룩시장에서 할머니가 쓰던 참빗을 발견했을 때의 들뜬 마음으로 밤새 당신을 베껴쓰고 당신의 문장들을 옮겨 적습니다문장을 적다가장면을 적다가 당신을 통째로 곱씹고 있으면 고적한 마음에 등불이 켜집니다.
    나무와 달|2019-10-18 01:19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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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첫눈

    대관령에 첫눈이 내렸다는 뉴스를 본다. 그런데, 기대했던 눈이 아닌 진눈깨비였다.수많은 사람들은 쌓이진 않더라도 잠깐이라도 펑펑 내리는 눈을 상상할 것이다. 기상청의 눈과 사람들의 눈과의 갭은 늘 그렇듯이 크다. 나의 첫눈도 마찬가지다. 소리없는 폭죽이 하늘에서 터지 듯 펑펑 쏟아져야 하는 것이다.친구들과 손가락 걸며 약속을 했었지만그 장소에 나갔다는 친구는 없었다.꿈이 제각각이 듯 첫눈 모양도 각기 다른 것이다. 첫눈을 기다릴 아무런 이유도 없으면서도난 해마다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이 오면 폭신한 소파가 있는 커피숍에 앉아있을 것이다.
    나무와 달|2019-10-17 11:43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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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조망권

    가을이라서 그런가 등산객들이 부쩍 늘었다. 우리 동네 미추홀 도서관 가는 길은 등산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높은 지대에 있다.지난 주 빌려온 책 세 권을 반납하러 가는 길이다. 등산객들 틈에 끼어 나도 그들처럼 산을 오른다. 이 도서관은 조망권이 좋은 위치에 있다. 탁 트인 시야가 한 눈에 들어온다. 멀리 보이는 풍경 앞에서 눈앞의 하찮은 것들에게서 조금 떨어져 본다.조망권이라는 게 마음에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 생각없이 살면 조망권 제로인 셈, 시야를 넓히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저층 아파트에 살더라도 내 마음의 조망권은 최고로 높이고 싶다. 수천 수만개의 조망권이 있는 건물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
    나무와 달|2019-10-16 04:28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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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구멍 뚫린 세상

    구멍 뚫린 세상 / 문 정채널을 돌리다가우연히 생사람을 잡는 과정을 보았다아주 쉬워 보였다모 하나만 심으면 되었다눈동자를 모로 뜬 경찰은 다리 한 쪽을 저는 한 남자를 붙잡아 가두고 두들겨 패고 뜀뛰기를 시키고 잠을 재우지 않았더니 스스로 범인이 되어주었다그 남자는 화성 살인 사건에 연루된 채 감옥에서 20년이란 세월을 보냈다허수아비처럼 꼼짝 못하고 갇혀 산 윤씨,간신히 목숨을 유지하다가 모범수로 가석방이 되었다드디어진범이 나타나자그는 양심 없는 세상을 향해다리에 심겨진 지독한 모를 뽑아 내던졌다그의 다리에 구멍이 숭숭 났다무엇으로 메꿀 수 있을까.
    나무와 달|2019-10-14 12:00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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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대추나무 경전

    대추나무 경전 / 문 정등 휘어진 대추나무는 마당을 풍성하게도 하지만이웃들에게도 인심이 넉넉하다노을빛 대추가 말을 걸어 온다세상사 쉽게 되는 일이 어디 있느냐고반드시 풍년일 필요는 없다고대추 한 알 키우면 대추나무의 역할을 다한 거라고그리고 산다는 것은 부족하지도 않고넘치지도 않게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며 마른 가지를 내게 뻗는다가뭄이 낙과시키고 태풍에 낙과되고 내 한숨으로 바닥을 쳤으면서도늙은 가지는 휘어질 듯 말 듯 아직도 건재하다사남매 낙과시킨 일 없는 어머니가 마당에서 햇살을 받고 있다.
    나무와 달|2019-10-12 09:56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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