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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나무와 달"에 대한 검색결과1227건
  • [비공개] 윤정희의 지우개 알츠하이머

    배우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증세가 벌써 십년전부터 있었다고 하는 뉴스가 화제다. 딸의 얼굴을 구분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말에 나도 덜컥 겁이 난다.내 머리 속 지우개도 벌써 작동이 들어갔는지도 모른다. 봤던 영화인데도 푹 빠져 보는 나를 보더니 아들이 놀리는 투로 말을 했었다. "그 영화 벌써 몇번째인 거예요? 볼 때마다 첨인 거 같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 기억력에 대한 확신감으로 아들에게 큰소리 쳤었는데지금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맞다 틀리다에 대한 주장을 필요 이상 하지 않고 한발 물러서는 일이 잦다. 윤정희는 영화 에서 치매 역할을 했었는데,공교롭게도 지금.......
    나무와 달|2019-11-12 08:52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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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낙엽과 태엽

    낙엽과 태엽 / 문 정벽시계가 죽었다. 배터리를 사러 거리로 나왔다. 바닥에 깔린 낙엽들은 내년 물 오른 시간들을 위하여느슨한 태엽을 감고 있는 것일까. 마음은 일시 정지다.시계의 제자리는 어디일까.제자리가 없어서 계속 돌기만 하는 걸까. 시간이 멈춘다는 것은 죽음을 뜻한다. 멈춰있지 않기 위해서는 계속 태엽을 돌려줘야 하는데 요즘은 왠지 느슨해졌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제자리가 없는 삶, 무한반복의 길 위에서 잠깐씩 맛보는 즐거움과 기쁨도 많았지만 후회도 많았다.결국 나는 반복과 번복 그 틈새에 끼어 기름칠이 부족한 시계바늘처럼 삐걱거리고 있다.태엽을 다시 감아야하는데...가을이다. 풍덩빠져서 나.......
    나무와 달|2019-11-11 01:24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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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에서...선입견

    드라마 에 요즘 흠뻑 취해 있다. 달달한 모카 커피 한 잔 마시는 느낌으로 보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에 나오는 향미는 도벽이 있고 남자 주머니를 참 잘도 턴다. 그녀가 그렇게 모은 돈은 먼 타국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그 곳엔 이 세상 단 하나 밖에 없는 남동생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그녀가 죽고나서야 알게 됐다. 그 장면에서어느 책에서 본 어떤 대화 내용이 클로즈업 된다.소금이 먼저 설탕을 향하여 비아냥거리 듯 말을 한다. "바다도 모르는 놈, 맨날 애들 이빨이나 썩게 만들고 비만과 당뇨의 앞잡이." 그러자 설탕이 한 마.......
    나무와 달|2019-11-09 08:47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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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폐쇄된 도시

    입동인데 모기는 아직 가게 안을 날아다닌다. 모기들은 도시의 삶이 생각했던 것보다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베란다 샷시와 창틀의 틈이란 틈은 전부 막힌 도시그 콘크리트 벽을 뚫지 못하면 목숨이 위태로웠을이 모기는죽지 못해 날고 있는 것일까, 살고 싶어서 날고 있는 것일까나는 이토록 많은 피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기에게는 참으로 인색했다적선 좀 한다고 생활이 위협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TV 뉴스에서 가녀린 모기 가족의 삶을 본다. 성북구 네 모녀가 이 도시에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자살을 다 했을까.그녀들이 찍고 간 발자국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나무와 달|2019-11-08 03:20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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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후기

    82년생 김지영이 아니라서 그런가요즘 핫한 영화를 보았는데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심지어는 중간쯤엔 졸기까지 했다. 책으로 베스트셀러였던 《82년생 김지영》을 영화로 나왔다길래 극장을 찾은 것인데 너무나 기대이하여서 실망이다. 직장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지만 아이 하나를 맡길 곳이 없고 시댁에서 쉼없이 일을 해야하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자,82년생 김지영의 이야기다. 물론 지영이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인간의 삶 자체가 힘든 것이지 여자라서 힘든 것이 아닌데 영화는 시종일관 남자와 여자 사이를 거북스럽게 만들었다. 말끝마다 여자라서 딸이라서...아들이라서 남자라서...이 단어들이 대화 속에.......
    나무와 달|2019-11-07 09:20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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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하수의 고민

    하수의 고민 / 문 정'이 세상에 종말이 온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책에서 받은 질문이다. 사과나무는 이미 스피노자가 심어버렸고 사람들 마음 속에서 지금도 자라고 있다.몇 날 며칠을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다. 종말이란 다 무너지고 파괴된 상태일텐데굳이 내가 무엇을 심는다고 도움이나 될까. 난 아직 하수다. 세상의 깊이나 크기에 대한 감조차도 없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삶,고수의 질문에 답을 하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깨우쳐져야 할까. 내 작은 뇌의 종말이 오기 전에 문제를 풀 수나 있을까. 책을 다시 편다.
    나무와 달|2019-11-06 09:30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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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불편한 동거

    불편한 동거 / 문 정그때를 떠올리며 생강차를 마신다동거를 끝낸지 얼마 되지 않는다살다보면 반갑지 않은 것들과 마주해야할 때가 있다그에게선 도무지 동질성이 파악되지 않았다아니 하고 싶지도 않았다이질감을 느끼는 순간 시계 바늘이 가시로 변했었다불편한 상대와 같이 있으면 시간도 낙엽처럼 버석거린다는 것을 알았다몇 날 며칠목이 퉁퉁 부어 물 한 모금 마시기 힘들고허공을 채우는 건 거센 기침 소리동거란콧물, 재채기 같은하찮은 것들로마음까지 지치게 하는 무의미한 행위그렇다감기는 나랑 맞지 않았다불청객이었다지금은몇 번 투닥거렸던 기억이 잔기침으로 조금 남아있을 뿐이다.
    나무와 달|2019-11-04 09:31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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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늘 / 문 정허전하다.마당에 감나무, 개, 까치, 빨래줄, 잠자리, 우체통, 굴뚝, 아궁이, 고구마, 된장, 김치, 장독대, 노을......그리고 엄마.좋아하는 단어들 중에서 몇 개를 골라 빈 공간에 배치했더니 그림이 되었다. 도시화 되지 못한 내 마음은 여전히 삐뚤빼뚤 거린다. 어딘가에서 엄마가 나를 부를 것 같아 까치발을 들고 먼산을 바라 본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난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고 싶다. 맘껏 불러보지 못한 단어. 난 아직도 다섯 살에 머무르며감나무 아래 엄마장독대 옆 엄마아궁이 앞 엄마젊은 엄마를 마구마구 그려 본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산간벽지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싶다. "정아야!"&.......
    나무와 달|2019-11-01 11:15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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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아버지와 담쟁이

    아버지와 담쟁이 / 문 정"단풍 들면 소풍가자."그 말을 들었을 때 중환자실 아버지의 마음 속에도 담쟁이가 자란다는 걸 알게 되었다콧줄과 오줌줄에 매달린 상태이면서도 당장 떠날 수 있을 것처럼 말씀하셨다병실 창밖에는 이른 봄부터 담쟁이가 아버지의 등 같은 벽을 타고 오르며 희망을 키우고 있었는데여러 계절이 지나가고 우리들의 소풍에 대한 기대가 사그러들던 어느 날, 김씨네서 빌려온 책 갖다주거라박씨네서 받을 돈 크지 않으니 그냥 잊고넌 손발이 차가우니 미역 많이 먹고...그렇게 푸른 잎 몇 개 떨어뜨리더니 환갑도 되기 전에 먼길 떠나셨다해마다 10월이면,내 맘 속에 단풍들지 못한 담쟁이가 대.......
    나무와 달|2019-10-30 08:32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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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첫물

    첫물 / 문 정단풍이 그림보다 더 화려한 식당에 앉아 있다. 내 마음에 첫물이 들었을 때가 이맘 때쯤이었을 것이다. 그 가을의 한라산은 여느때와 다르게 유난히 울긋불긋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백록담까지 동행하던 그 사람은 죽으나 사나 나만 바라보고 살겠다고 했다.세상이 만만해 보이던 내 나이 스물 세 살, 이 세상의 모든 남자가 만만해 보였다. 그의 손길을 뿌리치고 육지로 방향을 틀었는데,유난히 터널이 많다는 것을 올라와서야 알았다.터널을 들락거리는 삶이 계속되다가 지금 이 식당의 풀밭에 앉아있으니 그 사람이 문득 떠오른다. 내 안에 첫물 들게 했던 그 사람도 지금쯤 단풍이 들었겠다.
    나무와 달|2019-10-29 11:06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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