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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진보의 재생산은 가능할까?
진보란? 그게 주제가 아니니 여기서는 대충 생각하자. 나는 우리 정치지형과 ‘문화적 조건’ 아래서는 정의당부터 민주당까지를 넓은 의미의 진보라고 생각한다. 진보세력이 집권했으니 앞으로 우리 정치가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진보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진보정권에 표를 준 유권자들 중 많은 이들이 별로 진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내가 엄청 넓게 잡은 진보 영역의 언저리에 겨우 다리를 걸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둘째, 진보를 표방한 정치인들조차도 진보적이지 않다. 우리 지역의 민주당 정치인들과 얘기해 보면 기가 찬다. 정치인이라면 나름 철학이 서 있어.......추천 -
[비공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함수'
한 기업의 투입물과 생산량 사이의 관계를 경제학에선 생산함수라고 부른다. 함수란 쉽게 말해 원인과 결과를 수학적으로 정형화한 것인데, 원인이 독립변수이면 결과는 종속변수가 된다. 'L때문에 Y로 됐다'는 함수(f:function)로는 Y=f(L)로 표현될 것이다. 이때 원인, 곧 독립변수가 L과 K 두 개일 경우 Y=f(L, K )로 표기될 것이란 건 우리 페친정도는 쉽게 알 수 있다. 이거 엄청 쉬운 얘기다. 초등학교 때 수학시간 안 졸았다면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초보적이다. 불행히도 졸고 땡땡이 쳤던 분들은 지금이라도 이해하면 용서가 된다. 이걸 왜 가져왔을까? 경제학이 이 단순한 '초등학교' 지식을 활용해 '대학생'들을 교육하고 있기 때문이.......추천 -
[비공개] 카지노 자본주의
프로그램이 개편된 후 쉬고 있었는데, KBS부산 1라디오에서 인터뷰를 요청해 왔다. 카지노 문제다. 항구도시 부산은 요즘 미래 먹거리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여러 개 항구가 있었는데 그런데 북항을 재개발해 그곳에 복합리조트를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하는 중이다. 복합리조트란 호텔과 쇼핑몰, 전시시설, 공연장, 테마파크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놀이 및 휴양 공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게 북항에 들어서면 시민들의 삶이 즐거워지고, 부산경제도 활력을 찾을 것 같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이 복합리조트에 카지노를 집어넣을 것인가 말 것인가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문제는, 외국인만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가 아닌 내국인에게도.......추천 -
[비공개] 구스패딩과 존 레논
경제학자가 인간의 본성에 관해 말하긴 쉽지 않다. 그에 대해 잘 모르니 말을 삼가야하겠지만 실은 본성에 대한 자신만의 강한 믿음 때문이다. ‘나는 인간의 본성이 이러저러하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나의 믿음에 따라 인간의 특정 본성을 전제(前提)하겠다.’ 뭐 이런 식이다. 전제를 받아들이는 건 신앙에 해당하니 경제학자들은 실은 신자인 셈이다. 예컨대, 신고전학파경제학자들은 인간의 본성을 이기적이고, 쾌락주의적으로 믿는다. 애덤 스미스의 은 이 본성에 대한 신앙고백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건 푸줏간 주인, 술도가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이익을.......추천 -
[비공개] 나, 오늘 졸나게 우울함
내 성격은 대체로 밝은 편이다. 남들이 그렇게 평가하는데 그게 자랑이라고 해야 할지 수치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남 얘기 신경 안 쓰고, 매사 좋게만 생각하니 정신건강에는 좋지만 실제 상황이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미친놈처럼 희죽거리는 것이니 그 또한 정상적인 태도는 아닐 것이다. 마누라는 나의 이 4차원적인 명랑함에 대해 항상 불만이지만, 신고전학파경제학이나 맑스주의 경제학처럼 뚜렷한 목적론적 사고를 배격하며, 확고한 신앙심도 없는 내게 이 험난한 세파를 소화하자면 그런 미친놈이 되지 않고 별 도리가 없다. 나를 믿고 다잡으며 쓰러지지 않게 하자. 제도경제학은 비관적 현실 속에서 인간들이 낙관적 미래를 설계.......추천 -
[비공개] We are the champions, my friends!
다 그랬었는지 모르겠지만 학창시절 나는 영화를 자주 보지 않았다(혹은 자주 보지 못했다?). 특히 외국영화를 본 기억도 거의 없다. 그러니 외국영화배우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던 친구들 사이에 항상 끼지 못했다. 무슨 놈의 이름을 저렇게 많이 알고 있나? 외국 영화배우 이름을 모르는 내가 팝송을 알 리도 없다. 그렇다고 내가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 것도, 못 부르는 것도 아니다. 집에서도 학교서도 나는 줄곧 노래를 흥얼거리며 산다. 권유대로 했더라면 인생 조질 뻔했지만 음악선생님과 교회성가대 지휘자는 날보고 음대를 꼭 진학라고 꼬셨었다. 집이 기독교문화에 젖어 있었던지라 세속적인(!) 것을 멀리하라고 교육을 받았거니와 좋.......추천 -
[비공개] ‘수구좌파’ 욕을 계속 들을 것인가?
좌파든 우파는 ‘수구꼴통’이란 말은 모두에게 모욕적이다. 거기에는 낡아빠진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하지만 옛것이라고 다 나쁜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옛것 중 좋은 것도 많다. 우리가 고전서적을 읽고 고전음악을 듣는 이유는 그 안에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 이성과 감성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건 모든 세대의 공감을 불러 일으켜 사랑을 받는다. 이런 생각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수구꼴통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 그들은 스승이다! 하지만 그런 ‘고전적’ 옛것은 드물다. 옛것인 동시에 더 이상 쓸모없으며, 인류의 발전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생각, 더 나아가 그 발목을 붙잡는 옛것이 더 많다. 이런.......추천 -
[비공개] 가래침을 처먹일 수 있는 양진호의 '사회적 자본'
- 앞글에서 나는 기업이 근대사회에 부활한 가장 전근대적인 조직, 곧 왕국이라고 주장했다. - 그런 점에서 기업은 정치적 조직이다. 그 속에서 온갖 악행이 벌어진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일부 구성원은 침묵하고, 다른 이는 성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 그런 왕국이 근대사회에서 버젓이 건설되어 존속한다는 건 불가해하겠지만 그건 '사회'를 모르기 때문이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만행이 단죄받지 않는 결정적 이유는 양진호가 보유하고 있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때문이다. 그는 정치인과 판사,검사와 강력한 사회적 관계로 엮여 있다. - 그래서 기업은 정치적 조직일 뿐 아니라 '사회적 조직'이기도 하다. 사회적 자.......추천 -
[비공개] 양진호의 왕국
주류경제학(신고전경제학)은 1. 기업을 '합리적인 조직'으로 추앙한다. 2. 기업을 '경제적 단위'로 순수화한다. 3. 기업은 '근대화'의 첨병이다. 4. 기업은 근대사회를 대표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근대적 조직이다. 5. 기업에 의해 지배되는 '시장'이야말로 가장 깨끗하다고 설교한다. 7. 기업에게 '무제한적 자유'를 부여하자고 역설한다. 8. 기업의 행동을 모방하자면서 '미시경제학교과서'를 성서로 모신다. 제도경제학은 1. 기업을 '1인기업가'가 운영하는 단순계(simple system)가 아니라 자본가와 노동자로 구성된 '복잡계'(complex system)로 이해한다. 2. 따라서 기업내부는 권력관계의 지배를 받는 '정치적' 단위다.......추천 -
[비공개] 비리사립유치원 근절방안
사립유치원비리로 유치원 학부모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2천 곳에 가까운 사립유치원에서 5천건이 넘는 비리 혐의가 적발되었기 때문입니다. 부산도 예외가 아닌 것 같은데요, 오늘은 영산대 경영학부 한성안 교수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한 부산의 해결방안을 경제학적 관점에 따라 모색해 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1. 상당히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잠깐 그 현황을 요약해 주시죠. (답변) 최근 더불어 민주당 박용진의원이 사립유치원의 비리목록을 공개했죠. 국가지원금으로 자녀 대학입학금을 납부하거.......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