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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나무와 달"에 대한 검색결과1227건
  • [비공개] 내 몸은 놀이터

    창을 열어 두고 잠을 잔 내 불찰이 크다. 모처럼의 단비가 반가워 창문을 열어둔 것인데 그만 원하지 않는 장난꾸러기가 들어와 난장판을 치고 있다. 목 구멍 안으로 들어 와 작대기로 마구 긁어대질 않나, 좁은 통로에 물 한 모금도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온몸으로 틀어 막질 않나, 점점 더 신명이 나는지 머리와 어깨 위로 오르락내리락 스카이콩콩을 뛴다. 내 몸이 기우뚱거릴 때마다 이 녀석, 더 신나 하는 것 같다. 덕분에 하루 휴가다.
    나무와 달|2019-06-09 05:12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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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당신의 엄마를 부탁해 달라는 메세지일 수도

    《엄마를 부탁해》가 나오자 마자 읽은 후 오랜 만에 다시 읽는다. 벌써 10여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문득문득 이 책이 생각나는 건 엄마에 대한 나의 무지함이 혹시나 있지 않을까 하는 데서 온다. 할 일을 다하지 못했을 때 끈적끈적한 것이 늘 따라다니는 것 처럼 엄마에 대한 부담감은 늘 있다. 엄마를 잃고 나서야 엄마에 대해 알게 되는 것, 우리 인간은 소중한 것이라는 걸 있을 땐 늘 모른다. 애초부터 잃어야 알 수 있도록 잘못 설계된 프로그램이랄까. 책 속에 나오는 우리들의 엄마는 자식들을 위해 헌신을 했으면서도 계속 미안해 하신다. 뭐가 그리 매일 미안할까. 《엄마를 부탁해》를 다 읽고 몇 주일을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책이.......
    나무와 달|2019-06-08 12:30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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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색시의 밥상

    카톡에 사진 한장이 올라왔다. 잘 차려진 밥상 사진이다. 조기구이, 멸치볶음, 시금치 무침. 사진으로만 봐도 군침이 돌고 행복하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어느 모임의 멤버이자 팔순이 넘으신 어르신인데 아내 자랑을 가끔 이렇게 하신다. 사진을 본 다른 멤버들이 폭죽 터지는 이모티콘들을 날려드렸다. 최고의 밥상, 로또 맞은 인생을 본다.
    나무와 달|2019-06-07 02:07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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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언덕 위의 집

    나즈막한 산동네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지붕들은 멀리서 보면 한 폭의 풍경화다. 빨래줄에 걸린 양말마저도 소품이 된다. 질경이, 소리쟁이들이 힘을 돋우는 길을 따라 산책을 했다. 약간 높은 언덕에 다다랐을 때 철문은 굳게 닫힌 건물이 보였다. 콘크리트벽 안엔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화려한 모습이었으나 서울에서 내려왔으니 자기를 건드리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 듯 서 있었다. 지나가는 행인의 말에 의하면 멀쩡했던 사람이 그 집을 다녀온 후 이상해졌다고 한다. 동네 소문은 흉흉했고 사람들은 그 집은 병든 집이라 했다. 국회 파행은 오늘도 여전하다.
    나무와 달|2019-06-06 12:56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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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낚시

    정원, 지원, 소윤, 지우, 지유 다섯 개의 이름 앞에서 망설이기를 벌써 몇 시간째인지 모르겠다. 이들 이름 중에서 본인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골라달라는 동생의 생뚱맞은 부탁을 이메일로 받았다. 한참을 주시하고 있지만 이것들은 계속 내 주위만 뱅뱅 돌 뿐 내 품으로 안겨들지 못하고 있다. 낯선 이방인이 내 집에 들어와있는 느낌이다. 동생은 사주풀이도 같이 보내주었다.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될 것이며 가정이 파탄나는 수라는 것이다.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동생은 잘 이겨냈다. 난관이라고 해봐야 아이를 힘들게 가진 것, 직장맘이라는 것, 시댁 대소사가 많다는 것 등 내가 보기엔 보통 가정에서 일어.......
    나무와 달|2019-06-05 10:59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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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냄새의 소유권/차주일

    냄새의 소유권/차주일 밤 11시 넘어 반지하 철문을 연다. 보증금 천에 월세 사십의 집주인은 냄새다. 11년째 바뀐 적이 없는 이 집의 주인이 되어보려고. 미장이며 방수 전문가까지 불러왔으나 냄새는 도무지 소유권을 넘겨주지 않았다. 오히려 냄새는 두 딸과 아들과 아내와 나를 여지없이 불러들였다. 다섯은 골방에 틀어박혀 서로에게 자유를 배려했다. 이곳에서는 늘 같은 일만 반복되므로, 대화 따위로 서로 시간을 빼앗지 않았다. 둘째가 개인 수건 일곱 장을 달라며 투덜거렸다. 레인보우하이팰리스에 사는 친구를 따라가 층운이 다른 구름냄새를 묻혀 온 날이었다. 첫째가 그 구름을 찾아나섰다. 남아 있는 넷이 며칠간 불안해한 것은 평.......
    나무와 달|2019-06-04 08:52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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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않아서 - 에 ..

    는 내 인생 최고 드라마다. 너무 좋아서 지금도 가끔 보는 최애 드라마다. 설정이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 그래서 꿈 속을 걷는 듯하다. 매 순간마다 적절하게 세팅된 음악들은 내 흐트러진 머리를 맑게 해 준다. 한장한장 고급스럽게 찍힌 영상들은 어느 미술관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달콤하고 싶을 때 살짝 꺼내먹는 쿠키 같은 도깨비를 가끔 꺼내 본다. 도깨비 같은 환상을 바라는 건 아니다. 이런 드라마를 같이 논할 수 있는 친구가 없어 서러울 뿐이다. 남편 승진, 자식 토익점수, 부동산 월세 수입 말고, 오늘 당장 저승사자가 끓여주는 차를 마시자 해도 동의해줄 수 있고, 캐나다의 단풍잎을 잡으러 가자.......
    나무와 달|2019-06-03 09:45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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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영화 , 믿고 보는 봉준호 감독. 기생충 후기 및 해석

    영화 기생충을 해석하느라 요즘 난리다. 장안이 떠들석한 영화 기생충을 드디어 보고 와서 나만의 해석을 해보고자 한다. 기생충은 디테일한 영화다. 봉준호 감독이 사회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그의 시각을 장면마다 녹여낸 스킬을 뜯어보다보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 보일 것이다. 믿고 보는 봉준호 감독봉준호 감독의 재능을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기생충을 보고나면 그 동안의 영화들(괴물, 설국열차, 살인의 추억, 마더)은 습작 정도로 보이겠다. 이전 영화들도 물론 훌륭했지만 기생충은 한층 더 세련되면서도 작품성이 있고, 완성도가 높다. 각각의 캐릭터에 맞는 배우들을 물색 배치한 것도, 그 배우들.......
    나무와 달|2019-06-02 06:58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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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힘들 땐 세바시에서 논다 - 김미경 강사의 영어 강연

    매일 영어학습을 하지만 단어는 돌아서는 즉시 잊어버리고 귀는 제아무리 쫑긋 세워도 안개속을 헤매고, 혀는 언제나 주눅든 상태다. 힘들고 지칠 땐 세바시 강연을 자주 듣는다. 인생 선배 뿐만 아니라 각 분야에서 전문가라 칭할 만큼의 성장을 보인 사람들을 골고루 만나 볼 수 있어서 자주 즐겨듣는다. 최근 세바시 강연을 보다가 김미경 강사의 영어 강연 유튜브를 보았다. 김미경 강사는 이미 모든 사람들에게 친숙한 강사다. TV에도 자주 나왔으므로 아마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김미경 강사가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듯 하다. 그녀가 어떻게 영어 공부를 했는지 어떻게 이겨냈는지를 영어.......
    나무와 달|2019-06-01 09:41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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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지구는 엉망진창

    맥주 깡통, 뜯겨진 황태포를 치우고, 휴대폰 충전기도 머리맡에 놓아두고 침대 정리를 했다. 어느 날인가 치우지 않는 이유를 물었을 때 아들의 대답이 가관이었다. "이게 정리가 된 거예요." 쑥대밭인데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안다는 것이다. 그 말에 동의를 못하는 것이 아침마다 무얼 찾는다고 난리법석을 떨기 때문. 아들의 뇌, 설계회로에 문제가 생긴 걸까. 설계도가 없는 걸까. 도통 정리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누구는 남녀의 차이라고 말을 하기도 했지만 안 그런 남자도 보았다. 학창시절 동아리 대표였던 과선배 집을 우리가 급습을 한 적이 있었다. 마치 우리가 올 것이란 걸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
    나무와 달|2019-05-31 09:13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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