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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설마 저 건물이 개인소유겠어?
제가 다니는 명동 인근에는 80년대쯤 지었을 법한 노후화된 건물들이 꽤 있어요. 변경된 주차장법이나 용적률 때문에 재건축을 하면 면적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조악한 컨디션을 그냥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가령 15층 건물에 20인용 엘리베이터 한대만 쓴다거나, 층별로 비상 계단이 외부에만 있다거나 하는 등 지금 건축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같은 연면적으로 다시 지을 수 없는 건물들도 많죠. 그래도 주변에 건물이 워낙 밀집된 지역이라 그냥 써도 공실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그냥 쓰고 있지요.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건물 안팎으로 엄청 지저분합니다. 주변에는 항상 담배피우는 아저씨들이 수십명씩 둘러싸고 있고 로비에는 핸들카.......추천 -
[비공개] 라이카 미니룩스
와이프가 사진에 빠져있어요. 얼마전부터는 사진 전문 서점 책방에서 이름도 외우기 힘든 작가들의 작품집을 사오질 않나, 틈만 나면 무슨 무슨 작가 전시가 어디서 있다고 난리고, 중고나라에는 모델명으로 알림 설정을 해 놓아서 카메라 알림이 뜨면 매물 확인하고 그래요. 그런데도 그녀의 사진에 대한 열정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게 카메라를 사놓고선 당췌 찍.지.를 않.아.요. 뭐랄까, 그냥 전시용이랄까. 그녀의 그런 수집에 그치는 취미는 비단 필름 카메라 뿐만이 아니에요. 신발도 수십켤레가 한번, 또는 한번도 신지 않은 상태로 집에 그대로있어요. 뭐 그럴수 있다고쳐요. 언젠가 신을 수 있으니까. 카메라도 언젠가 찍.......추천 -
[비공개] 간지러움을 치료하는 방법
군대에서 일병때 배운 흡연이니 벌써 15년이 조금 넘었네요. 하루에 7~8개비정도를 피웠으니 흡연을 제 평생 4~5만회의 흡연을 한 셈이네요. 물론 중간에 1년 정도 금연했던 적이 있었는데 술 마실때에는평균보다 더 많이 피웠으니 일단 숫자는 비슷할 것 같아요. 그러다 최근 건강의 적신호가 왔음을 직감했습니다. 뭐라 딱히 병명이 없는 질환들이 몸에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어요. 먼저 두피와 귀가 엄청 건조해졌어요. 두피에서는 각질이 비듬처럼 흐드러지게 쌓여갔고, 귓볼에는 피부가 거칠게 일어나 귀지처럼 흰 가루로 부서져내렸어요. 콧속도 많이 헐었습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비염이 있다고 했는데 만성질환에 가까운 것이니 치료.......추천 -
[비공개] 그 의자가 60만원이라고?
인테리어에 돈 좀 쓴다고하면 100만원짜리 의자나 조명은 일도 아닙니다. 제가 얼마전 구입한 USM 선반장으로 3,000mm 정도 되는 벽면 하나 채우려고하면 돈 천만원 이상은 주어야 할 거에요. 이태리 ARBI 로 욕실 인테리어하면 그것도 돈 천만원 깨질거고요. 그런데 저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행위가 모여 디자인 시장의 성장을 이뤄낸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인테리어를 하면서 제가 이쪽 세계에서 느낀 부분, 왜 사람들이 가구와 인테리어에 돈을 써야하는지를 좀 잠시 생각해볼까해요. 먼저 아래 사진을 하나 보면서 시작해볼까 합니다. 왼쪽은 알바 알토가 1932년 디자인한 stool 60이라는 아이에요. 가격은 아르텍 매장에서 약 25만원쯤 합니.......추천 -
[비공개] 내 이웃은 누구인가?
“종로구청이 한양대 이훈 교수팀에 용역을 맡겨 실태 조사를 했다. 국내에서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관광객 때문에 원주민이 떠나는 것) 현상'에 대한 첫 연구 보고서가 최근 나왔다. 관광객 밀집 지역의 주민 이주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 수치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휴대전화 로밍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북촌 한옥마을(가회·삼청동)에는 한 달 평균 약 28만명의 외국인이 다녀갔다. 이 지역 주민 수는 2012년 8719명에서 지난해 7438명으로 14.7%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종로구 전체 주민 감소율(6.3%)의 배 이상이다. 청운효자동(세종마을)의 인구도 그 기간 12% 줄었다.” “어디 사세요?”.......추천 -
[비공개] 웍스아웃 홍대점
강승혁 대표의 야심작 웍스아웃 라이즈점 다녀왔어요. 한마디로 말해, 이 매장, 너무 훌륭합니다. 저와 와이프 모두 충격받고 왔어요. 강대표님, 그 동안 번 돈을 전부 여기에 쏟아 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연매출 200억 하는 브랜드가 이런 정도 수준의 매장을 오픈한 것은 국내 다른 사례를 보아도 유례가 없는 사건입니다. 그 동안 칼하트, 스투시, 허프, 오베이, 브릭스톤 등을 국내에 전개하는 편집샵인 웍스아웃은 스트릿 브랜드의 전성기를 맞아 최근 더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마 이 매장은 강 사장님 향후 5년의 방향에 이정표 역할을 하는 곳이 될 것 같아요. 원래 스트릿 브랜드들이 보여주는 감도의 정점은추천 -
[비공개] 하연재 오픈 D-30
드디어 저의 신혼집 가 공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당호(집 이름)를 로 지었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리니 ‘풋-’하고 비웃으시더군요. 그 동안 블로그를 통해서 휑하니 기둥만 있는 상태의 사진만 보여드렸었는데 이제 아마도 처음으로 제법 무언가가 완성된 모습으로 갖추어진 듯 합니다. 내일 창호가 들어올 예정이며 월말에는 주방과 욕실 공사, 그리고 6월 10일에는 가전 기구들 설치를 앞두고 있어요. 물론 또 일정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말이에요. 이제 한옥 공사는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처음 계약할때 10월 입주로 공사를 시작했는데 그게 점점 지연되더니 결국 이렇게 12개월짜.......추천 -
[비공개] 기와 쌓기
드디어 우리 하연재에 모자를 씌웠어요. 무려 철거 시작한 후 10개월만의 일 입니다. 차주부터 창호 공사 시작하는데 설레고 떨려요. 오늘은 아침에 천장과 바닥 단열을 해주시는 사장님과 인사를 했어요. 입택을 6/29로 보고 있는데 약 50일 정도 남았네요. 으으으 드디어 와이프랑 같은 침대를 쓰는구나, 하는 생각에 어찌나 행복한지. 여보 조금만 기둘려요. 하지만 입주하고 나서도 일부 공사는 더 해야할 것 같아요. 테라스 바닥 우드 판넬 설치하고, 지붕에 빗물 흘러가게 함석 챙을 달아주고, 외부에 조경도 하고. 뭐 이래저래 돈 쓸것들이 넘쳐나요. 그래도 인생은 기니깐, 꾸준이 갚아나갑시다.추천 -
[비공개] 모든게 아름다운 4월의 이태리
이태리의 수백년이 된 건물들, 오래된 도멘의 좋은 품종의 와인. 그리고 조각과 그림들. 어려서부터 배워 온 성숙한 시민의식 그리고 민주주의, 르네상스. 보티첼리, 다빈치, 미켈란젤로, 메디치. 갈릴레오, 움베르토 에코, 포르쉐, 아르마니, 알렉산드로 미켈레... 셀 수 없는 대가들의 나라. 한 나라가 ‘위대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개개인의 업적, 그리고 조직이 이룩한 시스템, 뭐 이런것들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태리가 부러운 것은 그들이 가진 아카이브의 겹이 우리와 비교했을때에 훨씬 풍부하는 점인데 가령 18세기 음악가, 로 한정한다면 우리가 가진 유산은 이태리의 1할도 되지 않습니다. 남아있는 그림이나 저작물의 경우에.......추천 -
[비공개] 바잉츨장
몇번 바잉 츨장을 다녀오고나서 갖게 된 생각은, 바이어의 실력은 모니터가 아닌 현장에서 향상된다는 진리입니다. 해외 쇼룸에서, 패션위크에서, 백화점에서 다른 사람들이 무얼 입는지, 어느 도시, 어느 식당이 멋진지, 또 요즘 유행가는 뭐고 어느 호텔이 핫한지. 뭐 이런 동시대사람들의 커팅에지를 알아야 패션에선 앞서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보보다 느낌이, 외형보다 감도가 이젠 더 우월한 것 같아요. 이런거엔 영 관심이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열심히만 하면 매출은 오른다’는 식의 마치 새마을 운동 시절의 마인드로 일하면 결국 크로커다일이나 폴햄같은 브랜드가 나오죠. 이제 시대가 그런 브랜드들을 별로 원치 않.......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