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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한강과 알베르 까뮈
큰 형은 책을 많이 읽으셨고, 지금도 그렇다. 매우 가난했지만 덕분에 어릴 땐 우리 집에 책이 많이 꽂혀 있었다. 나이가 어려 읽지는 못하지만, 책은 내게 매우 익숙한 물건이었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서, 형이 읽으니 어릴 때부터 그냥 집어 들고 페이지를 넘겼다. 대부분 이해하지 못했지만, 덕분에 나는 '근사한 제목'도 그때 이미 알았다. 무려 베케트의 를 말이다. 그때가 국민학교 6학년생이었다. 긴장하지 마시라. 글이긴 한데, 헛소리 같아, 다섯 페이지를 넘기다 닫아 버렸다. 국민학생과 !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 형님이 사 오셨던 모양이다. 나.......추천 -
[비공개] 리스본행 야간열차
박정희의 18년 장기집권은 새발의 피다. 포루트갈에서 살리자르 독재정권은 40년 이상을 집권했다. 이 독재에 맞서 거기서도 반독재투쟁이 계속되었다. 깨어있는 시민의 전형인 대학생들이 독재에 투쟁하다 갇히고 죽고 고문도 당했다. 드디어 군부가 움직였다. 좌파 청년 장교들이 주도하는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독재종식에 시민들은 환호했다. 혁명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거리의 혁명군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카네이션 혁명'은 1974년 4월 25일에 발생한 포르투갈의 무혈 쿠데타이다. 는 카네이션 혁명이 일어나기 전, 독재에 맞서는 네 명.......추천 -
[비공개] 리스본행 야간열차
박정희의 18년 장기집권은 새발의 피다. 포루트갈에서 살리자르 독재정권은 40년 이상을 집권했다. 이 독재에 맞서 거기서도 반독재투쟁이 계속되었다. 깨어있는 시민의 전형인 대학생들이 독재에 투쟁하다 갇히고 죽고 고문도 당했다. 드디어 군부가 움직였다. 좌파 청년 장교들이 주도하는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독재종식에 시민들은 환호했다. 혁명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거리의 혁명군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카네이션 혁명'은 1974년 4월 25일에 발생한 포르투갈의 무혈 쿠데타이다. 는 카네이션 혁명이 일어나기 전, 독재에 맞서는 네 명.......추천 -
[비공개] 이게 다 운이다
유럽인문아카데미에서 한 3년 가량 강의를 하다보니, 그동안 제법 많은 수강생들이 거쳐갔다. 얼추 칠팔십명은 될 것 같다. 학교에선 학생들이 학점 따기 위해 억지로 앉아 있다. 대략 20%의 소수 몇몇을 제외하곤, 배움과 가르침이 고역과 짜증 뿐이다. 대학에 대해 너무 큰 환상을 가지시면 안 된다. 시간이 갈수록 그 '소수'는 1%에도 미달하는 '극소수'로 급감하였다. 제대로 된 선생이라면 암발병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교수들은 멘탈이 엄청 강하다. 유럽인문아카데미에는 그런 세상에서 자유롭다. 자발적으로 찾아 온다. 모두 배움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학기 끝날 때까지 수강을 완수하는 사람도 많다. 직.......추천 -
[비공개] 이게 다 운이다
유럽인문아카데미에서 한 3년 가량 강의를 하다보니, 그동안 제법 많은 수강생들이 거쳐갔다. 얼추 칠팔십명은 될 것 같다. 학교에선 학생들이 학점 따기 위해 억지로 앉아 있다. 대략 20%의 소수 몇몇을 제외하곤, 배움과 가르침이 고역과 짜증 뿐이다. 대학에 대해 너무 큰 환상을 가지시면 안 된다. 시간이 갈수록 그 '소수'는 1%에도 미달하는 '극소수'로 급감하였다. 제대로 된 선생이라면 암발병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교수들은 멘탈이 엄청 강하다. 유럽인문아카데미에는 그런 세상에서 자유롭다. 자발적으로 찾아 온다. 모두 배움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학기 끝날 때까지 수강을 완수하는 사람도 많다. 직.......추천 -
[비공개] 만물은 서로 돕는다
https://naver.me/xv3xTkay 크로포트킨의 조사에 따르면 인간이 자연상태에서 개인으로 존재했다는 주장은 그 어떤 곳에서도 입증되지 않는다. 인간은 처음부터 ‘집단’으로 존재했다. 가령, 인류 최초의 자취는 빙하기나 후빙기 초기에 발견되는데, 그 당시에도 인간은 집단을 이루어 생활했다. 구석기시대에서도 석기가 분산되어 따로 발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어디선가 석기가 발견되면, 대부분의 경우 다른 석기들도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개인으로 생활하지 않고 집단을 이루며 살았기 때문이다. “위에서 개략적으로 훑어본 사례들만으로도 원시인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그리 빈약.......추천 -
[비공개] 만물은 서로 돕는다
https://naver.me/xv3xTkay 크로포트킨의 조사에 따르면 인간이 자연상태에서 개인으로 존재했다는 주장은 그 어떤 곳에서도 입증되지 않는다. 인간은 처음부터 ‘집단’으로 존재했다. 가령, 인류 최초의 자취는 빙하기나 후빙기 초기에 발견되는데, 그 당시에도 인간은 집단을 이루어 생활했다. 구석기시대에서도 석기가 분산되어 따로 발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어디선가 석기가 발견되면, 대부분의 경우 다른 석기들도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개인으로 생활하지 않고 집단을 이루며 살았기 때문이다. “위에서 개략적으로 훑어본 사례들만으로도 원시인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그리 빈약.......추천 -
[비공개] 우리 동네 보궐선거
한편으로 요즘 두 개의 강의를 준비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다른 한편 한국 정치 자체가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해, 내가 정치에 별 관심을 갖지 않고 있지만, 그놈의 정치는 어딜가나 피할 수 없는 소재거리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두고 나와 민주당지지자 사이에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내가 이재명의 진보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했더니, 당시 많은 민주당지지자들이 "민주당이 왜 꼭 진보적이어야 하는가"하며 면박을 주었다. 말문이 막혔다. 아, 나는 민주당을 진보정당으로 믿고 관심을 가졌는데, 그 지지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구나. 이건 뭐지? 유럽인문아카데미에서 강의할 때마다, 나는 진보경제학과 보수경제.......추천 -
[비공개] 우리 동네 보궐선거
한편으로 요즘 두 개의 강의를 준비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다른 한편 한국 정치 자체가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해, 내가 정치에 별 관심을 갖지 않고 있지만, 그놈의 정치는 어딜가나 피할 수 없는 소재거리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두고 나와 민주당지지자 사이에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내가 이재명의 진보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했더니, 당시 많은 민주당지지자들이 "민주당이 왜 꼭 진보적이어야 하는가"하며 면박을 주었다. 말문이 막혔다. 아, 나는 민주당을 진보정당으로 믿고 관심을 가졌는데, 그 지지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구나. 이건 뭐지? 유럽인문아카데미에서 강의할 때마다, 나는 진보경제학과 보수경제.......추천 -
[비공개] 화란
페북공간은 과시, 축하, 환호로 장식되지만(내가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니다), 실제공간에선 때때로 혹은 흔히 은둔, 침묵, 탄식이 흐른다. 더욱이 어떤이에게 현실은 지옥이라 희망이 없다. 은 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 연)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 연)을 만나 다시 지옥같은 세계에서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지옥을 벗어나기 위해 지옥을 택한 것이다. 거기나 저기나 희망이 없긴 마찬가지다. 그래선지 이 영화의 영어 제목도 'Hopeless'다. 황량하게 열려 있지만, 사실 갈 곳이 없다. 출구는 많으나, 어떤 희망도 주지 않는 출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