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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나는 개다!
인간의 본질에 대한 정의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지위’에 대한 견해도 가지가지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후 인간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성서의 창세기에 나오는 말이다(1:26-30) 이런 생각은 서양의 합리주의 사상의 토대를 마련한 르네 데카르트에게 이어졌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는 사유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 감탄하였다. 감탄은 자부심으로 이어져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마음껏 처분하는 재량권을 행사하였다. 실제로 그는 동물실험에 앞장섰다. .......추천 -
[비공개] 개돼지 소리 들으니 부끄러운가?
경제학이 어렵게 여겨질지 모르나, 그 원리를 알면 대단히 간단하다. 깊이 따져보면 우리가 ‘매일 하는 소리’다. 먹고 사는 일을 주제로 삼았으니, 그렇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군 먹고 누군 안 먹나? 입에 들어가는 종류는 다르지만, 모두 먹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엔 차이가 없다. 그런데 먹고 살긴 해야 하는데 ‘어떻게’(how)? 이 먹고 사는 ‘방법’ 때문에 경제학자들의 생각은 달라진다. 먹고 사는 방법은 손으로 집어먹을 것인가, 젓가락으로 먹을 것인가에 관한 것이 아니라 ‘경제체제’의 문제다. 신고전학파와 신자유주의자들은 시장경제체제(market)가 인간이 먹고 살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확신한다. 반면 마르크스경제학은 궁.......추천 -
[비공개] 브렉시트와 보호무역
오늘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자본주의라는 경제운용방식은 18세기경 영국에서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산업혁명을 통해 기초체력을 단단히 갖춘 영국은 국제경제에서 ‘세계의 공장’으로 독보적 지위를 확보한 터였다. 누구도 상대할 수 없는 절대강자였다. 강자는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긴다. 언제든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여유롭다. 거칠 것 없으니 자유롭다. 여유와 자유는 강자만이 누릴 수 있는 미덕이다. 영국의 이런 자신감은 경제학의 아버지인 애덤 스미스의 자신감이기도 하다. 그는 (1776)에서 시장에 대한 자유방임을 주장하였다. 그것을 ‘국제’경제에도 적용하였는데, 바로 ‘자유무역사상(free tr.......추천 -
[비공개] 우리는 말 안하고 살 수가 없나, 날으는 솔개처럼!
페이스북의 최근 한 연구에 의하면 페이스북 친구 평균 3.75명을 거치면 16억명의 페이스북 친구들은 모두 연결된다. 곧, 나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서너 사람만 거치면 나와 관련성을 갖는 사람이란 말이다. 어쩌면 요즘 미국 대선에서 인기를 끄는 트럼프 공화당 후보도 나와 전혀 무관하지 않을 사람일 지도 모르다. 너와 나를 구분하고 서로를 외면하며, 내일부턴 절대 안 볼 사람처럼 막말하고 헤어져 버리지만 이처럼 사람은 나와 나, 우리와 그들로 엄격히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연관되어 있다. 모든 것은 연관되어 있다! 개인과 개별 단위의 ‘고유성’을 부정하는 내가 아니지만 그 고유성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추천 -
[비공개] 신안군의 '나쁜' 사회적 자본.
1980년대 시작되어 2000년대 초반 불붙다 지금은 약간 시들해진 경제학의 중요한 연구주제가 있다.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에 관한 논쟁이다. 내가 한겨레신문에 연재되던 에서 이미 다룬 바 있는 주제다. 글이 좀 어려워선지 주목을 못 받아 아쉽지만 경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개념이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05970.html 사회적 자본은 ‘사회’(social)와 자본(capital)의 합성어다. '사회적'인 것이 '경제적' 이득을 낳는다는 것이다. 이때 사회적인 것은 ‘사람 사이의 관계’로 드러나니, 결국 사람 사이의 끈끈한 관계망, 즉 강한 연결고리(strong tie)가.......추천 -
[비공개] '동주'와 다까끼
나는 영화광이 아니다. 하지만 짬짬이 보는 편이다. 영화에 대한 안목이 남달라 그 기회에 예술적 영화를 골라볼 정도로 수준 높은 영화평론가는 더더욱 아니다. 연구논문들 읽느라 골치가 지끈지끈해질 때 휴식 겸 TV에서 천 원 정도 내고 지나간 영화 하나 골라 보는 정도의 평범한 구경꾼일 뿐이다. 하지만 편하게 쉴 기회가 자주 오지 않고, 영화 볼 기회도 많지 않으니 영화 고를 땐 제법 신경 쓴다. 첫째 기준은 영화제 수상여부지만 다음은 내 ‘감’이다. 제목, 컷 사진, 주연 정도로 선택한다. 내 감이 객관성을 확보해 제대로 들어맞았는지, 내가 선호하는 주관적 기준에 부합해선지 모르나 지금까지 ‘내 쪼대로’ 선택한 영화에 대체.......추천 -
[비공개] 제 답변이 제대로 된 겁니까?
이번 화요일엔 부산복지개발원으로부터 내 책(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9519949 )과 관련된 특강을 초청받았다. 부산발전연구원에서 특강한 지 십여일 밖에 안 된지라, 힘이 들어 재탕하고 말까 생각했지만 기다리는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그럴 수 없었다. 그리고 내 자신 재탕을 즐기지 않는다. 내 강의 노트는 매년 완전히 바뀐다. 새로운 걸 공부하면 옛날 강의노트는 부끄러워진다. 그런 점에서 이전 수강생들은 실력 없는 나로부터 강의를 받았으니, 재수가 없는 편이다. 구라 친 적은 없지만 수준이 낮았던 건 사실이다. 부산발전연구원이 부산의 ‘개발’을 위해 존재한다면, 부산복지개발원은 부산의 ‘.......추천 -
[비공개] 책이 안 팔려 죄송합니다 ㅠㅠ
인간의 인지능력에 대한 가정은 경제학에서 매우 중요한 인문학적 주제다. 자주 언급한 바처럼 주류경제학(신고전학파)은 인간의 합리성은 완전하다고 한다. 하지만 진화적 제도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은 제한되어 있다고 가정한다. 그런 가정은 소비자의 행동방식에 적용되어 서로 다른 수요 및 소비함수를 도출해낸다. 주류경제학은 소비자가 제품을 살 때 그에 대해 완전한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구매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진화적 제도경제학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제품에 대한 정보 및 지식의 보유량이 다르다고 본다. 생산자는 자신의 제품에 대해 훤히 꿰뚫고 있지만, 소비자는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곧 ‘정보의 비대칭성’ 때.......추천 -
[비공개] 양심의 소리 호루라기
사회는 변한다. 주류경제학은 재화의 양이 증가하는 현상, 곧 ‘경제성장’만을 변화로 이해한다. 하지만 사회의 변화의 실제모습은 경제성장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시장’이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인 이상, 사회가 향해야 할 변화의 진정한 모습은 그래서도 안 된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성장(growth)을 능가하는 ‘발전’(development)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별도로 제시한다. 발전은 경제적 성장은 물론 사회적 분배, 정치적 자유가 확대되는 과정을 지칭한다. 주로 제도경제학자들이 경제를 분석할 때, 활용하는 개념이지만 주류경제학의 연구 분야에 포섭되면서 제도경제학의 에센스가 거세되어 버린 것 같아 아쉽다. 곧, 제도경제학.......추천 -
[비공개] 세월호와 구조조정
경제학에서 ‘분배와 성장’의 관계만큼 첨예한 주제도 드물 것이다. ‘경제와 도덕’의 관계도 그와 똑같은 비중을 가지고 있다. 물론 장구한 ‘경제학설사’의 지식에 무지한 신고전학파경제학(현재의 주류경제학)과 ‘Only’ 인 마르크스경제학은 두 번째 주제의 중요성을 부정한다. 분배와 성장의 관계에 대해 주류경제학자들은 말한다. 분배는 성장을 저해한다! 오히려 불평등이 성장을 촉진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기존의 불평등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니 ‘보수적’이라고 불린다. 반대로 진보주의자들은 분배가 오히려 성장을 촉진한다고 주장한다. 1930년대 대공황을 보라. 불평등은 저소득층의 수요부족을 야기해 경제.......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