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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광고의 종말
1990년대 인터넷이 대중화되었을때, 많은 사람들이 광고의 종말을 이야기했다. 소비자들이 모든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돈을 들여 광고를 할 필요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브랜드에 더 의존하게 되었고, 광고는 기능적 편익을 넘어서 감성적 편익을 전달하는 질적 상승을 이루게 되었다. 2000년대말 소셜미디어가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을때도 사람들은 광고의 종말을 이야기했다. 바이럴 하나 잘 만들면 조회수가 천만도 나오는데 비싼 돈을 들여 TV광고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 페이스북의 organic reach(자연 도달율)는 0%에 가깝다. 그냥 paid media의 하나가 되었을 뿐이다. 화제성은 광고가 태생부터 중요시하던 요소다. 다매체 시대는 광고 크리에이이브를 살찌웠지 좀 먹지 않았다. 2010년대, 이..추천 -
[비공개] 포기의 예술
나폴레옹은 "Strategy is the art of sacrifice" 라고 말했다. 그는 알렉산더 대왕 이후 가장 뛰어난 전략가였다.몸통을 치기 위해선 한팔 정도는 내줘야 한다는 지혜를 전장에서 실천한 인물이었다. 계산된 포기가 없는 전략은 전략이 아니라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우리 업계 사람들은 전략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광고대행사가 세우는 전략을 과연 진짜 전략이라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진정한 전략은 선택과 집중을 위해 포기와 희생을 전제로 하는데, 제3자인 우리가 광고주 대신 그걸 해줄수는 없기 때문이다. 코카콜라가 아이콘인 보틀 디자인의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집행한걸 봤을것이다. 겉으로는 축제 분위기로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좀 복잡하다. 선진국 시장에서 성장이 정체된건 오래된 일이지..추천 -
[비공개] 리서치의 딜레마
흔히 글로벌 광고주들은 마케팅에 대한 투자에 대단히 적극적일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마케팅의 중요성을 몰라서가 아니라 정확한 ROI를 측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주주(shareholder)에게 투자의 정당성을 설명해햐 하는 입장에선 지갑을 여는게 쉽지 않다. 도리어 우리나라처럼 오너의 강력한 의지만 있으면 되는 기업들이 광고나 마케팅 지출에 관대한 경우도 많다. 이와 반대로 투자대비효과를 분명히 해야 하는 기업문화에서 소비자조사(consumer research)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리서치의 유용성에 대해 회의를 갖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소비자들에게 물었다면 그들은 자동차가 아니라 빠른 말을 원했을 것이다.' '소비자조사는 백미러로 뒤를 보는것과 같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뿐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추천 -
[비공개] Matrix
서양 대행사에서 회의를 하다가 잘 안 풀리면 흔히 매트릭스를 그린다. 키아누 리브스가 나오는 영화 매트릭스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변수를 x축에, 두번째로 중요한 변수를 y축에 놓는 행렬을 말한다. 어떤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때는 우리가 충분히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알기 때문이다. 가끔은 문제를 단순하게 바라봐야 한다. 실타래처럼 엉킨 문제를 몇토막을 나눠놓고 보면 각각에 어떤 접근법이 필요한지 쉽게 이해된다. 솔직히 매트릭스가 새로운건 전혀 아니다. 예전에 유행했던 SWOT분석, BCG Matrix 같은 전략툴에 쓰이던거다. 이걸 광고주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 써보자. 대단한 데이터 분석없이 감으로 알고 있는 것들로도 충분히 할 수있다. 당신이 대행사 사장이라고 하자. 모든 광고주가 중요하지만 그렇..추천 -
[비공개] 광고의 성배
성배, holy grail. 궁극의 발견이기도 하지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지도 모른다. 광고에도 성배가 있을까? 광고의 딜레마는 소비자의 불편한 진실 때문이다. 솔직히 소비자는 1) 광고를 보고 싶어하지 않고 2) 봐야할 광고도 너무 많다. 대행사들이 전통적으로 제시한 해법은 관여(engagement)다. 그리고 이는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구현된다. 재미와 감동을 드릴테니, 우리 메시지를 조금만 들어주세요. 일종의 가치 교환이다. 과연 세일즈 메시지는 크리에이티브에 어디까지 양보를 해야할까? 인지도만 높이는 전략으로 정말 매출도 늘릴 수있을까? 광고주들이 낮에는 대행사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밤이 되면 잠이 오지 않는 이유다. 관여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을까? 잠깐만. 관여가 필요했던건 불특정 다수에게 ..추천 -
[비공개] 영국의 2014년 크리스마스 광고전
미국 광고업계에 슈퍼볼이 있다면, 영국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있다. 광고주가 1년에 단한번(?) 물건이 아니라 훈훈한 감성을 팔아도 된다고 허락하는 때다. 제작비도 넉넉히 챙겨준다. 크리스마스 선물 시장 쟁탈전은 대충 11월 중순에 시작해서 12월말까지 이어진다. 연매출의 60%가 크리스마스 장사에 달렸다고 하니, 이름값하는 리테일 브랜드들은 거의 모두 크리스마스 특별광고를 선보인다. 올해는 누가 누가 잘했을까? 내 맘대로 뽑은 베스트 8이다. 8. Lidl (슈퍼마켓) 독일계 슈퍼마켓인 Lidl은 영국 슈퍼마켓 업계를 무한할인경쟁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 어디서 샀을까? M&S? Waitrose 같은 고급슈퍼마켓?" "Lidl이네l!" 체면따위 신경쓰지 않고 대놓고 말한다. 7. M&S (백화점) Marks & Spencer는 패션을 중심으로 식품과 잡화..추천 -
[비공개] 생각이 씨가 된다
Self-fulfilling prophecy. 자성(自成) 예언. 자기 스스로 예언을 현실로 만든다. 잘못된 믿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충실한 행동이 결과적으로 믿음을 실제로 만들어 버리는 현상. 사람은 객관적 상황에 반응하는게 아니라 자기가 해석한 상황, 즉 편견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자성예언은 개인적 수준과 사회적 수준에서모두영향력을 발휘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늘밤도 잠이 안 오면 어떻하지 걱정을 하는데, 걱정이 자율신경계를 자극해서 잠이 더 안 오게 된다. 미국 경찰들은 흑인들은 범죄율이 높다고 편견을 갖는다. 그 편견 때문에 흑인사회에 방범 순찰을 더 철저히 하게 되고 감시가 철저하다 보니 흑인들의 범죄가 더 쉽게 발각되어 범죄율이 높아진다. 뉴스에자주 나오는 저축은행 인출 사태. 은행 하나가 도산을 하면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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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복잡한 vs. 복잡한
Complicated와 Complex, 우리말로는 '복잡한'이라고 똑같이 번역되지만 조금 다른 개념이다. (번/침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이 차이를 드러낼 수 있는 번역을 아시면 조언 바랍니다) 인간을 달에 보내거나 뇌에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라든지...엄청나게 복잡한 일임에 분명하지만 정교한 설계도를 그리고, 스텝바이스텝의 알고리즘을 작성하고, 수없이 많은 시뮬레이션과 훈련을 통해 변수를 제거하면 성공할 수 있다. 이런건 complicated하다고 한다. Complex는 좀 다르다. 아이를 훈육하거나 피의자에게 유죄 선고를 내린다거나... 언뜻 간단한 일일수도 있지만 파고 들어가보면 대단히 복잡한 일이란걸 알 수 있다. 문제를 잘게 나눈다 하더라도 하나하나의 요소들이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아무리 정교한 프로세스를 만들어..추천 -
[비공개] 깔끔한 정리
데이터, 통계, 정보, 영감은 어떻게 다른가? 데이터(DATA)는 '팩트'를 말한다. 날씨에 비유하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데이터다. 디지털 시대엔 데이터가 아닌것이 없다. 그래서 무한하지만 대부분의 빗방울은 땅에 떨어지는 순간 사라진다.따로 저수지에빗물을 받거나 물길을 만들지않으면 데이터 자체는 무의미하다. 통계(NUMBERS)는'결과'를 뜻한다. 무엇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준다. 시간당 비가얼마나 왔는지, 오늘 하루동안 비가 얼마나 많이 왔는지 같은것들이다. 데이터를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갈무리하면 통계가 된다. 필터링한 데이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보(INFORMATION)는 통계를 분석하면 얻어지는 것이다. 특정하게 수집된 수치의 경향성을 보는 것이다.예) 지난 5년간 강우량이 꾸준히 늘어났다.정보는 어떤 명제가 참인지,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