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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광고주의 종류
광고 회사의 클라이언트는 대충 세가지로 나눠지는것 같다. Fun: 일하는게 즐거운 광고주 Fame: 우리 회사를 유명하게 만들어 줄 광고주 Finance: 수익성이 좋은 광고주 경험상 셋 다 갖춘 광고주는 없다. 둘만 해당되도 훌륭한 광고주다. 내가 했던 광고주들을 돌이켜 보면 PUMA는 일하는게 즐거웠고, COCA COLA는 일이 힘들고 돈도 짰지만 (놀랍게도!) 화제가 되는 캠페인을 할 수 있었고, UNILEVER는 조금은 지루했지만 회사의 캐시카우 광고주를 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만약 어느것 하나 충족하지 못하는 광고주를 울며 겨자먹기로 하고 있다면 빨리 팀을 옮기거나 이직을 고려해야 한다. 직원이 아니라 회사의 입장에선 세종류가 적절히 섞여있는 광고주 포트폴리오가 바람직하다. Fun 광고주는 직원들이 숨쉴 구석을 만들어주고, Fame 광고주는 new busin..추천 -
[비공개] 공포
You're not you when yor're hungry라는 스니커즈 캠페인이 있다. 회사생활에선 You're not you when you're scared는 어떨까? 사람 능력 거기가 거기다. 이 나라 저나라 옮겨봤지만 프로 레벨에서 능력의 차이는 아주 몇명을 제외하곤 종이장 만큼 작았다. 도리어 사람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더라. 불안은 영혼을 잠식하고 공포는 사람의 악함을 끌어낸다. 직급이 높고 경험이 많으면 쉽게 흔들리지 않고 침착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올라갈 수록, 가졌을 수록, 잃을 것, 지켜야 할 것도 많아진다. 이번 프로젝트가 실패할까봐, 이번 분기 실적을 못 맞출까봐, 이번 PT를 따지 못할까봐 - 누구나 불안과 공포를 느끼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걸 남에게 쏟아낸다. 그것도 치열함으로 포장해서. 나는 이만큼 절실한데 왜 너희는 이 정도 밖에..추천 -
[비공개] English in Europe
유럽에서 영어 실력은 스칸디나비아나 네덜란드가 제일 뛰어나고, 독일은 괜찮은 정도,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은 한참 떨어진다. 프랑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작 인프라 때문에 일을 자주 같이 하게 되는데, 영어로 의사 소통에 갑갑함을 느끼는 그들을 볼때마다 어떤 심정일지가 궁금했다. 문화와 역사로 따지면 영국이 우스울텐데 라이벌인 나라의 모국어를 써야하는 인지부조화를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가까운 프랑스인 동료가 준 답은 의외로 심플.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최고급 수준의 문화, 예를 들어 예술, 철학, 요리, 패션에서 영어는 그 미묘함과 디테일을 담기에 한참 부족하고, 프랑스어는 외교에서 국제공용어이며 세계 어디를 가도 프랑스어를 하면 지적이고 예술적인 사람으로 인정 받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 영..추천 -
[비공개] 지지율_KPI_브랜드
박정희 시대에는 온국민이 전년도 수출액*1을 알고 있었다. 해마다 빠르게*2성장하는 지표는 다른 모든 그늘을 지웠다. 요즘 쓰는 용어로 치자면 일종의 KPI인 셈이다. 같은 틀로 보자면 박근혜정부의 KPI는 지지율 이었다. 집권세력이 지지율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지지율을 인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악재가 있을 때는 조금 기다렸다가, 호재가 있을 때는 득달같이' 측정하여 시기를 조절하거나 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사안들로 그때 그때 높낮이를 조절했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몸 구석구석이 병들어 열이 펄펄나는대도 해열제를 계속 먹어가면 스스로 체온을 속였던 셈이다. *** 요즘은 기업의 마케팅에서그 불안한 징후가 보인다.KPI.임원들은 기껏..추천 -
[비공개] 알렉사_인공지능 시대의 피휘(避諱)
아마존이 개발한 음성인식 인공지능echo의 호명은 alexa이다.모든 명령은 '알렉사'라고 부르며 시작한다 https://youtu.be/24Hz9qjTDfw 알렉사란 이름이 방송되며 벌어진아마존의 대량 오주문 사태도이 호명에서 기인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056&aid=0010407920 누군가의 이름이었던 알렉사는이제 아마존의 에코를 부를 때 이외에는피해야할 이름이 되었다. 더불어, 이제부터 태어나는아이의 이름을 지을 때알렉사는 피해야 하는 이름이 될 것이다. 한자문화권에서는 이미 수천년 전부터일상생활에서 특정 이름을 부르는 것을피하는 관습이 있었다. 이를 피휘(避諱)라고 한다.휘. 가 군주의 이름이니피휘의 대상이 되는 이름이 곧 황제다. 한 사람의 황제가 곧 하나의 제국이니인공지능의 플랫폼이곧 그 제국인 셈이다. 팍스 아메리카나 ..추천 -
[비공개] Brexit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국민투표가 코앞인데, EU "탈퇴(leave)"가 "잔류(remain)"보다 더 높게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도 많아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도 전혀 놀랍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재작년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작년 총선 등 숨은표가 결과를 바꿨던 추세를 생각하면 당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영국은 유럽인가?'란 우리 입장에서 너무 당연한 질문에 '그레이트 브리튼은 유럽이 아니다'라고 답한다. 영국 정치에서 친유럽파(Europhile)와 반유럽파(Eurosceptic)의 반목은 천년 이상 끌어온 전혀 새로운 일도 아니다. 유럽연합 탈퇴는 시계추처럼 정치, 경제 상황에 따라 불거지는 시한폭탄인 셈이다. 찬반 의견을 대충 나눠보면, 좌파/대도시/청년/대기업은 EU에 남기를 원하고, 우파/지방/장년층/자영업은 탈퇴를 원한다. 가장 중요한 열쇠말은 ..추천 -
[비공개] 마케팅 거꾸로 보기 (2): Funnel은 가라, CDJ의 시대가 왔다
이번에 할 이야기는 주류마케팅에 대한 부정은 아니고 보완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그러니까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이론되시겠다 :-) 마케팅 퍼넬(funnel, 깔대기)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이 이론이 대단히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는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것이다. 소비자가 구매에 이르는 의사 결정 단계를 처음 정리한 A-I-D-A 모델이 나온게 1898년이고, 이걸 '깔대기'로 비쥬얼화한게 1924년이다. 광고모델의 또다른 클래식이라 할 Unique Selling Point가 등장한게 '겨우' 1960년대인걸 생각하면, 진짜 시대를 초월하는 인사이트임을 알 수있다.퍼넬은 광고 하나에 모든 메세지를 우겨넣으려는 광고주로부터 광고쟁이들을 오랫동안 지켜준 친구다. 광고업계가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의 쓰임새를 금방 알아챌 수 있었던 것도, 퍼넬 모델이 여러 단계의 ..추천 -
[비공개] 마케팅 거꾸로 보기 (1): 타게팅, 그거 다 쓸데없는 짓이야
남자2는 대학에서 마케팅과 전혀 상관없는 공부를 했다. 아쉽게도 마케팅 석사를 할 기회도 없었다. 광고 에이전시가 죽어가는 브랜드를 살리는 닥터의 역할을 자임한다면 '무면허'로 이 일을 쭉 해온 셈이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건 두가지 의미다. 첫째, 충분한 경험을 쌓았는가? 둘째, 해당 분야의 '원리' (principles)를 이해하는가? 첫번째는 뭐 열심히 하다보면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두번째는 좀 다르다. 워낙 새로운 이론과 기법이 자주 등장하는 분야라서 당장의 변화를 좇기도 힘겹다. 마케팅을 학문으로 공부하는것에 대해 현장의 평가절하가 있는건 사실이다. 그러나 눈앞에 벌어지는 변화들 너머의 마케팅 작동 원리에 대한 궁금증은 전문가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자세다. 요즘 우리 업계엔 디지털이나 소셜미디어는 아는데 마케팅은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