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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11년 12월 and The End...
01. - 정은궐 03. - 김훈 04. -임경선 05. - 우광호 06. - 아서 코난 도일 07. - 아서 코난 도일 08. -강병인 외 09. - 살만 루슈디 11. -최명희 12. -최명희 ================================================================================================= 여러가지 어지러운 일들이 많이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그래서 나도 책이 고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로가 됐던 건 김훈의 이 있어서였다. 차갑고 비리고 그리고 불친절하기까지한 김훈의 단문들은 어쩌면 그렇게 하나같이 펄펄 살아 온 몸으로 들어오던지... 김훈의 무장은 읽으면 읽을수록, 알면 알수록 무섭게 매력적이다. 무거운 몸과 마음을 잠시 가볍게 하려고 11월에 이어 셜록 홈즈 전집을 두 권 읽었다. 아서 코난 도일은 확실히 천재다. 명석함과 치밀함은 셜록 홈즈 시리즈가 지금까지도 유명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게..추천 -
[비공개] Boat People
누구를 피하기 위해 배를 탔는가? 아니면 어떤 이념의 강요를피해배를 탔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생사를 건 신념을 잃지 않기 위해 배를 탔는가? 그러나... 다른 이유로 boat people이 되는 사람도 세상엔 많다. 부유(浮流)의 삶을 사는 사람. 지금의 내가 꼭 그렇다. 우뇌의 친밀감을 관장하는 부분의 마비로 아주 가깝던 사람과 사물을 낮선 사람과사물로 받아들이 카프그라 증후군(Capgras syndrome) 나는 지금 그 중심의 세계에 들어와있다. 모든 것이 낮설다. 아주 철저히도 완벽하게... 문득문득 몸서리치게 무섭다.추천 -
[비공개] Some recording
2011.12.05. rectal carcinoid tumor OP 위해 GS OOOMD 주치의로 입원 (입원 당시 wt : 61kg) 2011.12.06. PM 4:00 넘어서 저위 전방 절제술 OP 후 회복실에서 병동으로 이동 (1st) PM 8:30 post operation bleeding 소견 보여 재수술 시행 (2nd) 2011.12.11. 전날 오후부터 열이 나기 시작해서 고열 지속 (fever 40.0) PM 7시 넘어서 19층 간호사 station에서 레지던트 3년 차에게 폐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다시 수술실에서 복강경으로 확인해봐야 한다는 통보 받음 바바 - 바로 3rd 수술 위해 수술장으로 이동 수술실 현황판에 고시가 전혀 되지 않아 가족들이 불안 상태로 계속 기다림. (조치 해주겠다는 답변 들었으나 수술 종료후까지 현황판은 아무런 조치 안 됨) 수술장으로(2227-3825) 직접 전화해서 알아보라고 해서 2차례 통화해서 현황 들음. - PM 9 시 넘어서 ileostomy division 시행까지 하고 ..추천 -
[비공개] 악어새의 눈물
아빠는 자주 눈시울이 붉어지신다. 나는 들키지 않으려고 밤에 혼자 침대에 누워 통곡한다. 만약 후회보다 더 한 것이 있다면 진심으로 하고 싶다. 통곡과 울음은 어느새 소통의 한 방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참다 참다 결국 터져나오는 통곡과 수많은 통곡을 꾹꾹 누르다 결국소리없는 흘리게 되는 눈물은 어쩌면 그렇게도 똑같이 천금의 무게를 가지던지... 한 공기의 죽도 채 비우지 못하는 아빠의 곡기(穀氣)는 내겐 서러움이고 죄스러움이다. 아마도 나는... 벌을 받는 중인가보다. 그렇다면, 정말 벌이 맞다면 차라리 내 몸으로 직접감당하게 하시지... 월요일에 세브란스에서 2주 만에 퇴원한 아빠는 어제 결국 내가 근무하는 병원으로 다시 입원하셨다. 묽은 곡기(穀氣)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아빠의 몸은 삐쩍 마른 지푸라기같다. 채혈조차 쉽지 ..추천 -
[비공개]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의 에는 격정적이고 운명적인 사랑이 나온다. 그러나내게 온지난 2주간의 폭풍의 언덕은 방향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단지 폭풍과 절망의 시간들이었다. 이것과 비교하면 혼자 겪는 통증은 차라리 평온한 사치다. 정말 좋지 않은 일이라도 벌어졌다면? 아마도 나는 나를 더이상 버티고 있기 힘들었으리라. 그 시간들은 내게 몇 장의 책장을 넘기는 것조차낯설고 이물스럽게 만들었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그리고 일상을 살아내는 것도 버겁고 힘들고 그리고 생소했다. 내 몸의 아픔과 피곤은 오히려 괜찮다. 그런 것들은 더이상 오감(五感)으로 자각되지도 않는다. 도망칠 수도,외면할 수도 없는 그 2주간의 시간들은 완벽하게 날카로운 칼끝으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명확하고 정확하게 나를 겨눴다. 진심으로 나는 광기(狂氣) 속으로숨어..추천 -
[비공개] 흑산 (黑山)
집 - 병원 - 다시 병원 - 그리고 집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 유일한 위로와 휴식은 김훈의 이었다. 비교적 책을 빨리 읽는 편이지만 이 책은 조금씩 조금씩 사흘에 걸쳐 읽었다.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간이 그래도 가장 오랫동안 책을 붙들고 있을 수 있는 시간. 간절하니 모든 게 절박해진다. 김훈의 문체 역시도그런 간절한 절박함이 날숨과 들숨으로 들낙거렸다. 처음 김훈의글을 읽을 때 그의 문체는 마치 어려운 상전을 대하듯 허리가 절로 굽혀졌다. 읽으면서 때로는 비굴했고 때로는난감했다. 나는 이유도 모른체 멍석말이 당해는 하인처럼 주인의 벼락같은매질 앞에 쩔쩔맸다. 역사와 나란히 말을 주고 받는 허구의 세계가 손을 뻗으면잡히듯 가까워 두려웠다. 군더더기를 용서치 않는 가차없이잘려진 강팍한 문장이 단정해 섬득섬득했다. 글이..추천 -
[비공개] 새벽의 귀가
5시 20분에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했다. 세브란스 병원에서 한잠도 못자고 밤을 꼬박 새웠다. 그리고지금은 내가 근무하는 병원으로 출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집에 왔다. 눈은 뻑뻑하고 붉다. 그래도 다행이다. 상태가 호전된 걸 확인해서... 엄마도 보호자 간이 침대에서 몇 시간 주무신 것 같아 다행이다. 첫 수술 후 혈압이 180까지 올라갔었는데 재수술을마침 지금은 혈압이109까지 떨어지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 복강 내 출혈. 침착하려고 노력했는데 맘이 무너졌다. 채 10시간도 못되는 시간 동안 두번의 전신 마취라니! 아빠가 많이 힘드셨을텐데... 수술장 앞에서의 시간은 믿기지않을만큼 천천히 흘렀다. 차마 앉지도 못하는 발걸음은 어지럽다. 어지러움은 또 다른 어지러움과 만나 부딪친다. 걸음도, 생각도, 시간도 모두 정지상태다. 다행이다. ..추천 -
[비공개] 뮤지컬 <Zorro> - 2011.11.30. PM 3:0..
조승우, 최재웅, 조정은, 김선영 캐스팅으로 초반에 한 번 봐서 이번에는 조승우를 제외한 다른 캐스팅으로 다시 한 번 를 봤다. 먼저 뮤지컬 전용 극장이라는 블루스퀘어의 열악한 환경에 경의로운 감탄을 보낸다. 결국 뼈마디가 노곤하고 허리가 아파 3시간이 넘은 이 공연을 다시는 못 보겠다 결정했다. 사실 예매한 날짜가 두 개 더 있는데 취소했다. 이번 관람도 수요일 낮공연 20% 할인이라는 떡밥만 아니었으면 눈도 주지 않았을거다. 초반에 1층 VIP에서 배우들의 표정과 감정을 봤었다. 그래서 이번엔 일부러 전체적인 조망을 보려고 2층에서 관람했다. S석에서 봤는데 이 자리가 에서는 R석으로 둔갑해서 나왔다. (조만간에 전석의 VIP화 내지는 전석의 R석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 씁쓸하다) 인터미션시간에어르신 한 분이 고함을 치셨다. "사람은 다니..추천 -
[비공개] 뮤지컬 <Zorro> - 2011.11.30. PM 3:0..
조승우, 최재웅, 조정은, 김선영 캐스팅으로 초반에 한 번 봐서 이번에는 조승우를 제외한 다른 캐스팅으로 다시 한 번 를 봤다. 먼저 뮤지컬 전용 극장이라는 블루스퀘어의 열악한 환경에 경의로운 감탄을 보낸다. 결국 뼈마디가 노곤하고 허리가 아파 3시간이 넘은 이 공연을 다시는 못 보겠다 결정했다. 사실 예매한 날짜가 두 개 더 있는데 취소했다. 이번 관람도 수요일 낮공연 20% 할인이라는 떡밥만 아니었으면 눈도 주지 않았을거다. 초반에 1층 VIP에서 배우들의 표정과 감정을 봤었다. 그래서 이번엔 일부러 전체적인 조망을 보려고 2층에서 관람했다. S석에서 봤는데 이 자리가 에서는 R석으로 둔갑해서 나왔다. (조만간에 전석의 VIP화 내지는 전석의 R석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 씁쓸하다) 인터미션시간에어르신 한 분이 고함을 치셨다. "사람은 다니..추천 -
[비공개] 2011년 11월
01. - 파울로 코엘료 02. -허균 03. -아서 코난 04. -배명훈 05. - 배명훈 06. - 아서 코난 07. -김이설 08. - 박범신 09. -김정운 10. - 아서 코난 11. - 손창호 ================================================================================================= 책읽기를 게을리했던 건 아니고. 생각이 많은 한 달이었다. 그러나 생각은 또 다른 생각으로되돌임표를 찍더라. 앞에 당장 닥쳐있는 일들도 많고 진심으로 도망치고 싶은 일들도 많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11월이 다 지나버렸다. 달랑 남은 한 달을 앞에 두고 멍해진다. 기껏 이렇게 살았느냐고...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