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도 집에 없고 하니 집에 사운드바를 설치해 두고 넷플릭스으로 밀렸던 영화 명작들을 훌륭한 소파에 앉아 하나씩 감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영화 을 보게 되었는데 짜임새나 연출, 배우들의 연기 보다도 선명한 주제가 저는 무척 와 닿았어요. 요새 유행하는 한줄 요약을 한다면 ‘한 때 잘 나갔던 배우들이 나락으로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영화거든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배우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변화하는 과정에 적응하지 못해 서서히 잊혀지는 줄거리인데 저는 이게 한 편으로 바로 저의 또는 우리의 이야기인가 싶었거든요. 잘 나가던 사람이 조빱이 된 이야기는 항상 애잔하고 동시에 우울합니다. 저의.......

21년 아내의 생일 선물로 구입했던 의자는 칼한센&선 CARL HANSEN & SON 의 CH37이었습니대. 아내가 첫 눈에 바로 이 의자라고 했던 덴마크 디자인 Danish design 의 클래식이기도 한 제품이지요. 가벼운 몸체와 균형감있는 비례가 아름다워 두고 두고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 그 뒤로 쭈욱 CH 시리즈의 체어를 하나 더 두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고민하던 중 ‘행복이 가득한 집’의 이영혜 발행인님 댁인 지우헌에서 한옥에 예쁘게 진열된 CH24를 보게되었어요. 상여금을 받은 저의 주머니 사정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의자였는데 25년 새해를 맞아 용기를 내서 첫번째 소비로 이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혹자는 위시본 체어 The Wish.......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자영업이 힘들고 아파트 대출 막히고 부동산은 거래절벽에 내수 부진, 그리고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리스크 등 한국 사회 전반의 불안과 회의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 어느때 한번 경제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지만 여러가지 악재와 사건사고들이 겹치며 시그널이 불안함을 조장하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 와중에 누구는 AI를 통해 블로그 자동 수익화를 팔고 있고, 또 누군가는 기획 부동산의 미끼를 끌며 사람들을 유인하고, 리딩방을 만들어 투자를 권유하고, 어디선가는 이런 때 일수록 자격증이 중요하다며 결제를 유인하고 있겠죠. 속고 속이는 마케팅은 더 정교해졌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

원래 매년 할까 말까 고민을 했었는데 올해는 남겨놓는 게 좋을 것 같아서 2024년 한해 동안 제가 구입 했던 것들 중에 가장 잘 쓰고 있는 아이템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 볼까 합니다. 1. ICHENDORF Rings Colore Pink Vase 화병인데 굳이 꽃을 두지 않아도 예뻐요. 가격이 십만원 중간 정도인데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첸도르프 제품들이 전반적으로 무심하게 두어도 예뻐요. 2. Gucci tote bag 이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친한 동생이 선물로 준거예요. 여자 분인데 사이즈가 사실은 남자에게 더 잘 맞아서 제가 헐값에 구입해서 잘 쓰고 있습니다. 제 키가 사실은 남성용 빅백을 들고 다니기에는 그렇게 큰 편이 아니라서 적당히.......

제가 지금 살고 있는 한옥을 공사 하기로 마음 먹기 전에 한참 한옥에 관련된 공부를 하던 17년 경이었습니다. 집 공사를 해 줄 설계사으로 찾고 있는데 어렵게 지인으로부터 한 설계사무소를 추천받았습니다. 삼청동 카페에서 첫 번째 미팅을 진행 했던 파트너 분께서 본인의 포트폴리오로 김옥랑 관장님의 집과 디자인하우스 이영혜 발행인님의 가화동 집을 본인이 했었으니 한번 잘 살펴 보고 마음에 들면 본인과 프로젝트를 진행하자고 하시더군요. 두 분의 작은 한옥집이 제가 살고 있는 집과 형태나 면적이 거의 유사하기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일을 잘 하실 것 같아 저희 집 하연재 공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그 두 개의 집을.......

지난주 아내와 제주도를 다녀왔어요. 짧은 시간이나마 #제주비엔날레2024 를 보고 왔는데 광주 비엔날레나 청주 비엔날레는 가 보았아나 제주 비엔날레는 처음이라 뭔가 생소했어요. 올해로 4회를 맞는 제주비엔날레는 《아파기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이란 제목으로 기획되었는데 내년 2월 16일까지 진행된대요. 저는 여러 작품들 중 바구니 컬렉션이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전시에 수백개의 바구니가 있어서 이게 뭐지? 하고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이것들이 모두 제주대 박물관 학예연구사인 고광민님이 직접 수집한 것들이래요. 오랜 기간 전국에서 발품을 팔며 찾아낸 263점의 바구니를 목록화, 체계화하며 용도와 디자인을 분석.......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친구들과 일정 금액을 정해서 선물을 구입해서 뽑기나 사다리타기로 선물 교환을 하곤 합니다. 올해는 이런 모임이 2건이 있었는데 그 밖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선물이 꽤 많이 들어왔어요. 저와 아내 모두 소비에 진심이기 때문에 평소에 무얼 사서 마음에 들면 몇개 더 쟁여놓는 편이에요. 그런 이유로 연말에는 이렇게 모아놓은 선물들을 주변에 작은 편지와 함께 드립니다. 재미있는건 매번 선물을 보내면 반대로 훨씬 더 좋고 비싼 것으로 되돌려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건 경제력이나 친분과는 또 달라요. 그냥 사람의 성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희도 그러려고 나름 노력하는 편이고요. 주식이나 비트코인, 부.......

한국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부분을 부동산과 교육비에 쓰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가정에서는 가구, 조명, 벽지, 수전 등에 지출을 거의 하지 않아요. 아무리 뛰어난 산업 디자이너가 있어도 국내 수요가 적으니 훌륭한 브랜드가 탄생하기도 어렵죠. 물론 그에 반해 아파트 주거의 일반화로 샷시와 중문 같은 것들은 잘 발달된 느낌입니다. 시공도 싸고 선택지도 다양하죠. 어쨌든 이런 불모지와도 같은 환경에서 디자인과 공예를 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면 경외감이 들 정도에요. 거의 매년 리빙페와 홈데코 테이블페어는 참석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역시 새로운 디자이너 분들을 뵙고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특히 목가구와 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