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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침묵 속에서 소리 지르다
Voice Of Silence #016, 90x120cm, Inkjet print, 2010 침묵의 목소리 (Voice of Silence) 이일우 전 2010년 10월 21일 - 11월 4일, 갤러리 보다 컨템포러리 www.artcenterboda.com 소리가 들린다. 사진에서 소리가 들렸다. 도발적이다. 소리를 지르는, 혹은 흐느끼는, 갤러리 가득 어떤 소리를 내는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소리는 없었다. Voice Of Silence #001, 90x120cm, Inkjet print, 2010 사진 너머에는 어떤 소리가 숨겨져 있을 테지만, 우리에게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단지 상상할 뿐이다. 공감과 이해가 사라져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이일우의 사진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소리 지르고 싶지만, 소리 지르지 못하는 우리의 삶.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고 싶지만, 말을 들어주기는커녕, 말하기도 전에 시끄럽다고 해대는 타인들. 혹은 우리들의 모습이다. Voice Of Silence #00..추천 -
[비공개] 미술의 빅뱅, 이진숙
미술의 빅뱅 - 이진숙 지음/민음사 미술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글을 쓸 때는 언제나 조심스러워야 한다. 그런데 조심스러워만 한다면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못할 것이고 정직한 글도 쓰지 못할 것이다. 여기에 글쓰기의 딜레마가 있다. 어쩌면 현대 미술 작품이나 현대 작가에 대한 글들이 대부분 어렵게 읽히는 것도 이 딜레마 때문일까. 이진숙의 ‘미술의 빅뱅’(민음사, 2010)은 이 점에서 무척 좋은 책에 속한다. 저자는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작가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한다. 작가와 작품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꽤나 어려운 접근 방식. 그래서 이 책은 전문적인 미술 비평서도, 그렇다고 대중의 눈높이만 무작정 고려한 미술에세이집도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목소리를 작가의 마음과 작품가 어우..추천 -
[비공개] 덧없는 행복 - 루소 사상의 현대성에 관한 시론, 츠베탕 토도로프
덧없는 행복 - 츠베탕 토도로프 지음, 고봉만 옮김/문학과지성사 츠베탕 토도로프(지음), , 고봉만(옮김), 문학과 지성사, 2006년 1판 1쇄 결국 루소는 도덕적 개인individu moral로 향한다. 이는 의 귀결이기도 하다. 사회 상태와 자연 상태의 대립이라는 루소 사상의 큰 틀은 그 대립의 어정쩡한 화해로 무마되는 셈이다. 루소의 방황들은 ‘자신의 보편적 정신, 자신의 미덕을 다른 개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발휘’하며, ‘결혼을 하고 가까운 사람들을 사랑’하며, ‘자신의 국가를 존중’하고 ‘인류를 위해 몸을 바치는’ 도덕적 개인을 권하며 끝난다. 그리고 토도로프는 책의 말미에다 이렇게 적는다. 루소는 ‘에밀’에서 다음과 같이 적는다. ‘인간을 사회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은 바로 그 약함이다. 우리의 마음에 인간애를 갖게 하는 것은 우리..추천 -
[비공개] 2011년, 화요일
사무실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난 다음, 잠시 휴식을 취해보지만, 기대보다 늘, 언제나 빠르게 오후 1시가 오고, 오후 2시가 온다. 이 회사를 다닌 지도 벌써 2년이 넘어서고 있다. 제대로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했으나, 내 뜻대로 되지도 않고 내 뜻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제 내 뜻대로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옳거나 제대로 된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잠시 멈춰서서 생각하고 타인을 고려하고 이후 이어질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나이가 들수록 느려지고 조심스러워지고 걱정이 많아진다. 사무실에 커피를 내려마시며, 이제는 사라진 에어로시스템의 작은 미니 스피커로 음악을듣는다. 이젠 제 수명을 다한 듯한 캔우드 리시버 앰프를 사무실에다 옮겨 놓았는데, 언제 한 번 제대로 된 소리로 날 즐겁게 해주지 ..추천 -
[비공개] 제가 가지고 있던 책을 나누어 드립니다.
아파트 현관문을 열면, 한강이 보입니다. 아침 출근길, 동쪽으로부터 몰려온 햇살에 밝은 금빛으로 반짝이는 육삼빌딩을 뒤로 하고 아파트 1층 현관으로 내려왔습니다. 이사를 했습니다. 예기치 못했던 이사였습니다. 그리고 38년의 생을 힘겹게 지탱해주던 책들의 상당수는 이번 이사에 동행하지 못했습니다. 무지개 빛깔이 숨겨진, 어떤 면에선 당황스러운 감도 없지 않은 이사였고, 책들의 입장에선 책임감 없는 주인을 만난 탓이겠지요. 그 책들은, 내게는 물질적 욕망을 향한 폭풍우 같은 자본주의 세계가 요구하는 사고력과 실행력이 없었던 나의 아슬아슬한 삶을 증명하고 변명하던 사유의 물리적 성벽과도 같았습니다. 어쩌면 그 성벽을 제외한 나머지들은 가상이었으며, 일루전이었고, 아침이 되면 사라지는 별과 같다고 여겼는지도 모릅니다. ..추천 -
[비공개] 책을 정리합니다.
두 방에 걸쳐 있던 서재를 정리하고 이사 준비를 하였습니다. 오래 기거하였던 방화동에서 노량진동으로 이사를 합니다. 서재를 가득 차지하고 있던 책들을 새로 들어가는 집에 다 넣지 못해 약 1000권 정도의 책을 베란다에 내놓았습니다. 대부분 다 읽을 책이나, 군데군데 사놓고 읽을필요가 없어져 읽지 않는 책들도 다수 있습니다. 책을 가지고 가실 분들을 초대합니다. 즐거운 송년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 가지고 가실 책을 찜한 후에는 같이 1층까지 책들을 옮겨 폐지 수집하시는 아주머니가 가지고 가실 수 있도록 해야할 것같네요. 일시는 2010년 12월 31일 오후 4시 강서구 방화동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께는 메일을 주세요. 그러면, 제 연락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도서 종류: 인문학, 문학, 비즈니스 위주임. 그 외 각종 잡지 포함. ..추천 -
[비공개] 불안한 현대 사회, 찰스 테일러
불안한 현대 사회 - 찰스 테일러 지음, 송영배 옮김/이학사 현대사회, 특히 미국 사회의 개인주의를 매우 충실하면서 정직하게 담아내고 있는 책. 하지만 찰스 테일러에게서도 실망스러운 한 가지. 개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에 우린 너무 깊이 개인주의 속으로 들어와버렸다는 사실. ---- 위의 짧은 글은 몇 년 전에 노트해 둔 글이다. 이것만 올리면 성의 없어 보여 다시 몇 줄 더 넣었으나, 더 성의 없어 보였다. 그래서 기억이 나는대로 정리해본다. 가라타진 고진의 '탐구' 첫 머리에 '독아론(Solipsism)'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쉽게 말해서 '나만 있고 외부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데카르트와 같은 대륙의 합리론자들은나만 있는 세계에서 자기 존재의 근거를 찾고 그 기반을 바탕으로 외부 세계를 정립해나간다면, 영국의 경험론에서는 외부 ..추천 -
[비공개] 하기아 소피아 성당
몇 년 전에 갔던 터키 이스탄불(옛날의 비잔티움)의 하기아 소피아 성당 사진을 올린다. 서양사에서 비잔티움은 이방인의 역사다. 그런데 15세기까지 로마 원로원이 있었고 로마 귀족들이 있었던 동로마제국의 비잔티움이 서양에서는 이방인의 역사였다는 건 나에겐 무척 낯선일이다. 서양사에서 비잔티움은 동로마제국으로만 잠시 언급될 뿐, 자세하게 설명하는 책을 보기란 어렵다. 아마 이 지역의 후손들이 그리스-로마의 후손이 아니라 알라와마호메트의 후손이 된 탓일까. 현재 남아있는 하기아 소피아 성당은 바로 옆의 블루 모스크에 비한다면 규모가 작고 다소 볼품 없어 보이지만, 이 성당이 지어질 서기 5세기 때에만 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건축물이었으며, 이 당시에 하기아 소피아 성당의 돔을 설계하고 올릴 수 있는 수학적 지식..추천 -
[비공개] 전시 보도자료 관련 - 주말미술여행 어플 출시 예정
안녕하세요. ‘파아란 영혼’을 운영하고 있는 지하련입니다. 제가 블로그를 운영한 지도 벌써 몇 년이 흘렀습니다. 파워블로거는 아니지만, 야후 블로그 랭킹에서 1000위 안으로 들어갈 정도로 많은 분들이 방문해주시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SK텔레콤의 지원을 통해 ‘주말 미술 여행’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주말에 나들이를 나가 보면 거리에는 인파로 가득하지만, 미술관이나 갤러리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엔 실속 없는 전시이지만, 다양한 광고와 홍보로 무장한 전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인사동이나 사간동의 갤러리에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이에 주말에 보러 갈 만한 좋은 전시를 소개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출시는 내년 초가 될 듯하며 현재 내용을 정리해 업로드를 하고 있습니..추천 -
[비공개] 빈털터리 반 고흐, 갑부 피카소
어느 세미나에 가서 '왜 피카소가 반 고흐보다 돈을 잘 벌었는가'라는 아티클이 HBR에 실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보았다. 실은 HBR에 실리지 않았고 MIT슬로안리뷰에 실렸다. 제목은 'Why Picasso Outearned van Gogh'였다. 요즘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있다면, 내 터무니없는 오지랖을 한 곳으로 모아야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너무 어렵다. 예술과 경영은 참 멀리 있는 것이다. 그래서 화들짝 놀라 관련 아티클을 뒤져보았다.그러나 그 아티클은 내가 읽었던 아티클이었다.나이가 들수록 나빠지는 기억력 탓이라기 보다는 대부분의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며건성으로 넘기는 탓이 더 크다. 미국 에모리 의대의 정신의학 및 행동과학 교수인 그레고리 번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반 고흐는 외톨이였던 반면에 카리스마를 지닌 피카소는 다양한 사회집..추천